시리아의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과 동맹이면서 레바논 정치에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시아파 무장 정파인 헤즈볼라가 미국과 이스라엘의 시아파 국가 전복 시도를 결코 좌시하지 않겠다고 경고했다.
헤즈볼라 간부 아부 알리 씨(29)는 1일 베이루트 외곽 바압다에서 동아일보와 가진 인터뷰에서 “걸프 연안의 수니파 국가들이 군사적 경제적으로 시리아 반군을 돕고 나서 시리아 정세가 긴박해져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이번 사태는 미국과 이스라엘이 오래전부터 준비해온 것이지만 시리아와 레바논은 이집트나 리비아처럼 그들 마음대로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아사드 정권이 몰락할 경우 같은 시아파인 헤즈볼라가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가 중동의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른 가운데 시리아 사태 이후 헤즈볼라 관계자가 한국 언론과 만난 것은 처음.
알리 씨는 “시리아 내전이 레바논 정세에 직접적 영향을 미칠 경우 헤즈볼라는 언제든지 군사적으로 개입할 만반의 준비를 끝낸 상태”라며 “시리아 정부군의 요청이 오면 가능한 모든 지원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그는 “레바논 시아파 정권과 헤즈볼라를 무너뜨리기 위한 미국과 이스라엘의 그 어떤 시도도 결코 좌시하지 않고 강력하게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시리아 내전의 해법에 대해 “1만5000명의 반군이 빨리 소탕돼야 한다”며 “아사드 정권이 민주적이지는 않지만 이번 사태를 계기로 모든 정파가 참여하는 정치적 절차가 마련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알리 씨는 이날 “최고 지도부로부터 인터뷰 승인을 받느라 늦어졌다”고 말한 뒤 자신이 타고 온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안에서 30여 분간 질문에 답했다. 사진 촬영을 거부한 그는 인터뷰 직후 “레바논까지 찾아와 줘 고맙다”는 말을 남기고 다른 승용차로 갈아타고 황급히 사라졌다.
:: 헤즈볼라 ::
아랍어로
‘신(神)의 당’이란 뜻. 1982년 이스라엘의 레바논 침공 이후 등장한 무장조직. 이슬람 시아파로 이슬람공화국 설립 및
이스라엘 제거가 목표. 이란과 시리아로부터 지원을 받고 있다. 현재는 라디오방송과 위성방송도 보유하고 있고, 의회에도 진출해
있다. 1992년부터 하산 나스랄라(52)가 이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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