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극적 사건을 아름다운 화해로 만든 ‘솔로몬 판결’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8월 3일 15시 42분


보육원에 맡겼던 아이가 보모의 실수로 죽었다. 그 부모는 사고와 관련된 모든 사람에게 강력한 처벌이 내려지길 원했다.

비극적인 결말이 뻔한 상황에서 한 판사의 '솔로몬 판결'이 아름다운 용서와 화해를 이끌어냈다.

미국 CBS 방송 2일자 인터넷판은 조지아 주 존즈버러에서 이 같은 비극적 사건이 벌어진 전말과 화해의 과정을 전했다. 두 살짜리 아이인 재즈민 그린은 지난해 더운 여름날에 보육원 밴 자동차에서 장기간 방치된 상태에 있다가 사망했다.

보육원에서 일하던 17세의 미샤 리들리는 아이들이 다 차에서 내린 줄 알고 있었으나 재즈민을 남겨둔 치명적인 실수를 범했다. 그녀는 자신의 실수를 인정하고 처벌을 감수한다고 말했다.

리들리는 "내 인생이 모두 끝난 줄 알았다. 정말 힘들었다. 그 아이는 내가 오랫동안 보살펴왔으며 내 아이처럼 느껴졌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클레이튼 카운티의 소년법원장인 스티브 테스케 판사는 "리들리는 나쁜 아이가 아니다. 그것은 실수였다. 비록 엄청난 실수이긴 하지만 그녀의 남은 인생을 생각해야 했다"고 말했다. 리들리는 대학에 가려고 했으며 전도유망한 인생이 남아 있었다.

고심 끝에 테스케 판사는 그녀에게 2년의 집행유예와 함께 재즈민을 추모하는 행위를 할 것을 명령했다.

테스케 판사는 재즈민의 아버지 찰스 그린의 말에서 판결의 힌트를 얻었다. 그린은 "누가 죽은 내 딸을 기억해줄 것인가"라고 말했다. 테스케 판사는 재즈민의 부모가 원하는 것이 바로 이것이라고 판단하고 리들리에게 추모 명령을 내린 것이다.

재즈민의 부모는 테스케 판사의 판결을 기쁘게 받아들였다. 재즈민의 엄마는 "이 판결은 그녀가 우리 아이를 위해, 그리고 자신을 위해 무엇인가 할 기회를 준 것"이라고 말했다.

재즈민의 부모는 이 사건의 완전한 종결을 위해 리들리를 만나기를 원했다. 그들은 리들리를 원망하지 않는다는 말을 전하고 싶어 했다. 법원에서 만난 재즈민의 부모와 리들리는 처음에는 어색했으나 재즈민에 대한 기억을 말하면서 눈물을 흘리고 미소를 지었다.

리들리는 재즈민을 추모하기 위해 3개월 동안 만든 퀼트 작품을 재즈민의 부모에게 보여주었다.

이 퀼트 작품은 이번 달 말 개원하는 존즈버러 소년법원에 영구히 전시될 예정이다.

<동아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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