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위스콘신 주 밀워키 총기난사 사건 이후 백인 인종지상주의자 단체가 세력 확장의 도구로 활용하는 ‘헤이트코어(hatecore)’ 음악이 사회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인권단체인 남부빈곤법센터(SPLC) 자료를 인용해 “2008년 버락 오바마 대통령 당선 이후 극우 인종차별주의 폭력집단 세력이 급격히 커졌다”며 “이들은 패배주의와 사회 불만, 피해의식으로 찌든 젊은이들을 음악으로 선동하고 있다”고 7일 보도했다.
밀워키 시크교 사원 총기 난사 사건의 범인 웨이드 마이클 페이지는 헤이트코어 밴드 ‘엔드 애퍼시(End Apathy)’ 리더로 기타와 베이스를 연주했다. 그의 노래는 흑인, 유대인, 동성애자, 이민자와 기타 사회적 소수집단을 증오하는 내용의 가사로 가득했다. 그의 음반을 제작한 레코드사 ‘레이블 56’은 6일 회사 인터넷 다운로드 사이트에서 페이지 노래의 모든 음원을 삭제했다.
헤이트코어는 1970년대 후반 영국에서 발원한 하드코어 펑크 록의 한 갈래로 시작됐다. 스킨헤드 외양, 건들거리는 무대 매너, 날카롭게 작렬하는 듯한 기타 연주, 후두음으로 괴성 뱉듯 부르짖는 보컬이 특징이다. ‘유대인 학살자’ ‘검둥이 분쇄기’ ‘성난 아리안(백인)’ ‘종족청소기’ 등 위협적인 밴드 명칭을 즐겨 쓴다.
미국 사회에 본격적으로 확산된 것은 1980년대 초. 현재 150여 개 밴드가 전국 각지에서 정기 콘서트와 음악축제를 연다. 1988년 텍사스 주 댈러스에서 조직된 인종지상주의 집단 ‘함메르스킨’이 주최한 ‘함메르페스트’가 널리 알려졌다. 페이지는 3월 버지니아 주 리치먼드에서 열린 백인우월주의 콘서트 행사의 조직과 홍보를 맡았다. 이들은 2000년대 중반부터 중고교에 공짜 헤이트코어 편집음반을 나눠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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