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美공화 러닝메이트 확정
자수성가한 42세 하원의원, 오바마 재정적자 공격 선봉… 복지축소 주장은 역풍 우려
미국 강경 보수 진영의 차세대 주자로 떠오르는 폴 라이언 하원의원(위스콘신)이 11일 공화당 부통령 후보로 지명됐다.
올해 42세의 라이언 의원은 이날 버지니아 노퍽 해군기지에서 열린 선거유세에서 밋 롬니 대선 후보로부터 부통령 후보로 소개받자 “침체된 경제, 높은 실업률, 늘어나는 정부 부채는 버락 오바마 정책의 실패를 보여주는 것”이라며 “11월 6일(대선일) 미국을 되찾아 오자”고 강조했다.
롬니 후보는 “힘든 환경을 이겨내고 훌륭한 정치인으로 성장한 라이언 의원은 아메리칸 드림의 모델”이라며 “오바마의 실패를 비판하는 데 그치지 않고 대안을 제시하는 능력과 열정을 갖춘 그가 바로 미국이 바라는 부통령”이라고 말했다.
이로써 대선을 86일 앞두고 공화당(롬니-라이언)과 민주당(오바마-조지프 바이든)의 정·부통령 후보가 모두 확정됐다. 라이언 의원은 이날 곧바로 롬니 캠페인 유세에 합류해 버지니아 노스캐롤라이나 플로리다 오하이오 주 등 4개 스윙스테이트(경합 주) 버스 투어에 나섰다.
지지율 부진에 시달려온 롬니는 라이언 의원을 러닝메이트로 선택해 그의 보수성에 의심의 눈길을 보냈던 당내 강경 보수 세력의 지지를 확보할 수 있게 됐다.
고등학교 시절 아버지를 여읜 후 사회보장연금을 저축하고 맥도널드의 종업원과 트럭 운전사로 일하며 대학 등록금을 마련한 라이언의 서민적 이미지는 백만장자 기업가 출신이라는 롬니의 약점을 보완해 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라이언이 독실한 가톨릭 신자라는 점도 모르몬교 신자인 롬니에게 플러스 효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롬니가 라이언을 러닝메이트로 고른 것을 두고 오바마의 최대 약점인 경제 문제를 더욱 부각시키기 위한 전략으로 보고 있다. 하원 예산위원장을 맡고 있는 라이언은 세금 인하와 사회보장 혜택 축소를 통해 재정 지출을 줄여야 경제가 회복될 수 있다는 대표적인 예산 보수론자이다. 롬니-라이언 팀이 예산, 세금 정책에 초점을 맞추고 정부 역할을 두고 민주당과 차별성을 강화하면 대선의 최대 이슈인 롬니의 베인캐피털 경영 부실과 세금 미납 공방은 사그라질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라이언이 내세우는 사회보장혜택 축소에 대한 유권자들의 반감이 커서 롬니 진영에 마이너스가 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특히 플로리다 아이오와 펜실베이니아 주 등 스윙스테이트에서 롬니의 지지율이 크게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
또 라이언은 외교 경험이 없는 롬니를 보완해줄 만한 외교적 경험이 없다. 하원의원 13년 경력이 정치경력의 전부인 것도 약점으로 지적된다. 미국에서 하원의원이 부통령 후보로 낙점된 것은 1932년 존 낸스 가너 하원의장 이후 80년 만에 처음이다.
다만 롬니보다 스물세 살 어린 라이언은 최근 CNN 여론조사에서 마르코 루비오 플로리다 상원의원과 함께 부통령 후보 1위를 다툴 정도로 대중적 인지도가 높아 롬니에게 힘을 실어줄 수 있다.
위스콘신 소도시 제인즈빌 출신인 라이언은 오하이오 주 마이애미대 졸업 후 밥 캐스턴 상원의원의 우편물 개봉 담당 인턴으로 시작해 샘 브라운백, 잭 캠프 상원의원 밑에서 보좌관으로 일하며 경력을 쌓은 뒤 1999년 하원의원에 당선된 7선 의원이다. 강경 보수세력 티파티의 절대적 지지를 받는 공화당 젊은 의원의 모임인 ‘영건 클럽’을 에릭 캔터 하원 공화당 대표와 함께 주도하고 있다.
16세 때 아버지가 심장마비로 사망한 것을 직접 목격한 그는 건강에 큰 관심을 두고 매일 아침 한 시간 이상 운동에 열중한다. 그는 해발 4300m인 콜로라도의 포티너 산을 40회 이상 등반한 경력이 있는 등산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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