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산조각 난 마하 6의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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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8월 17일 03시 00분


美 공군 제공
美 공군 제공
음속의 6배인 시속 7344km로 날 수 있는 미국의 무인비행체 ‘X-51A 웨이브라이더’(사진)가 시험비행 도중 산산조각이 났다. 미국은 세계 어느 곳이든 1시간 안에 폭격이 가능한 극초음속 폭격기용 엔진을 만들기 위해 극초음속 무인비행체를 개발하고 있다.

미 공군은 “웨이브라이더가 14일 미국 캘리포니아 남부 해안 15km 상공에서 실시된 시험비행에서 초기에 속도를 높여주는 로켓부스터와 분리된 직후 통제권에서 벗어나면서 산산조각이 나 태평양에 추락했다”고 15일 밝혔다. 웨이브라이더의 시험비행 목표 속도는 마하 6(음속의 6배)이고 목표 비행시간은 5분이었다.

웨이브라이더의 시험비행이 실패한 것은 이번이 세 번째다. 미 공군은 보잉사와 함께 20억 달러(약 2조2580억 원)를 투입해 웨이브라이더 4대를 만들었다. 이날로 3대를 잃은 것. 이번 실패로 미국이 차차세대 전략폭격기로 개발 중인 극초음속 폭격기 ‘뉴 스텔스’의 개발에도 차질을 빚을 것으로 예상된다. 나머지 1대의 시험비행 시기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웨이브라이더 시험비행은 B-52 폭격기 날개 아래에 로켓부스터와 결합된 웨이브라이더를 장착한 뒤 실시됐다. 폭격기 날개에서 분리된 뒤 로켓부스터가 먼저 점화해 속도를 높이고 여기서 분리된 웨이브라이더의 ‘스크램제트’ 엔진이 점화하는 방식이었다. 하지만 웨이브라이더는 이날 로켓부스터와 분리된 뒤 15초 만에 꼬리날개에 문제가 생기면서 추락했다. 세계 각국은 가공할 속도 때문에 웨이브라이더의 시험비행에 주목하고 있다. 대륙간탄도미사일과 비슷한 속도를 내는 웨이브라이더를 여객기에 적용하면 런던∼뉴욕 구간(5585km)을 1시간 안에 비행할 수 있다. 이 구간은 현재 운항 중인 보잉 747 여객기로는 7시간이 걸린다. 2003년 운항이 중단된 초음속 여객기 ‘콩코드’의 운항 시간은 2시간 52분이었다.

허진석 기자 jameshuh@donga.com
#웨이브라이더#시험비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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