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 사태가 내전을 넘어 중동에서 패권 또는 경제적 이득을 노리는 강대국과 주변국의 대리전 양상으로 비화될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러시아와 이란이 시리아 정부군을 지원하는 가운데 미국 이스라엘에 이어 영국 독일 등도 시리아 반군 지원에 나서는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영국 선데이타임스는 19일 영국 해외정보국(MI6)이 시리아 반군에게 정부군의 동태 및 관련 정보 등을 제공했다고 반군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영국 정보당국이 시리아 문제에 개입하고 있다는 것이 알려지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영국 당국은 공식적으로는 반군 지원 사실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 MI6는 시리아 서쪽 약 96km 떨어진 지중해의 키프로스 섬에 2곳의 군사기지가 있다. 영국은 이곳에서 시리아 정부군의 동향을 파악해 미국 터키와 공유했고 이어 터키를 통해 시리아 반군에게도 제공해 정부군과의 전투에 사용하도록 했다. 더 타임스와 인터뷰를 한 시리아 반군은 영국 측의 정보 덕분에 알레포로 향하는 정부 측 탱크 40대를 사라키브 시 근처 골짜기에서 파괴하는 전과를 올렸다고 밝혔다. 반군 측은 또 시리아 연안을 따라 떠 있는 영국 군함으로부터 시리아 타르투스 항을 통해 러시아 배가 무기를 들여오는지에 대한 정보를 넘겨받았다고 밝혔다. 독일 빌트 지 일요판도 독일 연방정보국(BND)이 시리아 연안에 떠있는 고도의 정찰기능을 갖춘 군함에서 정부군의 동향 및 각종 정보를 수집했다고 전했다. BND가 수집한 정보는 미국과 영국 측 정보기관과 공유했고 이 자료 역시 시리아 반군에게 전달됐다.
미국도 시리아 반군에 대한 지원을 공식적으로는 부인하지만 중앙정보국(CIA)이 반군 측에 훈련과 무기 지원을 했고 합동특수전사령부(JSOC) 산하 델타포스 요원들이 시리아에 잠입해 활동하고 있다는 소문이 무성하다.
한편 러시아와 이란 등은 시리아의 바샤르 알아사드 대통령을 지원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 워싱턴 소재 싱크탱크인 미국진보센터(CAP)는 러시아가 중동 지방에서 러시아제 무기를 가장 많이 구입하는 시리아 시장을 지키기 위해 정부군을 돕고 있다고 13일 밝혔다. 스톡홀름국제평화문제연구소(SIPRI)의 분석에 따르면 시리아 내에서 러시아제 무기에 대한 수요는 2007년부터 2011년 사이 580% 가까이 늘었다. 이란은 중동지역의 패권을 미국에 빼앗기지 않으려고 시리아 정부를 지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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