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대만, 美 달러 대신 양측 화폐로 무역 거래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9월 1일 03시 00분


양안, 경제협력 넘어 경제통합 시대로
화폐 청산 양해각서 체결… 中관료, 대만 군함 첫 승선

중국과 대만이 무역 거래를 할 때 미국 달러 대신 양측 화폐를 직접 쓰게 됐다. 대만 중앙통신은 31일 대만 중앙은행이 중국 당국과 화폐청산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중국과 대만은 ‘경제협력 시대’를 뛰어넘어 앞으로 ‘양안(兩岸·중국과 대만)경제통합 시대’로 점차 진입할 것으로 분석된다.

화폐청산은 중국과 대만이 수출입 거래를 할 때 위안화와 대만달러로 상대방 재화나 서비스를 사고팔 수 있게 한 것이다. 화폐만 놓고 보면 한 나라 안에서 경제활동이 이뤄지는 것이나 다름없다. 지금은 미국달러를 쓰고 있기 때문에 수수료 부담은 물론이고 달러화 대비 자국 화폐 가치의 변동에 따라 환리스크를 부담해야 한다.

양안 금융 당국은 각자 한 곳의 은행을 지정해 화폐청산 업무를 전담하도록 할 계획이다. 중국 수입업자로부터 받은 위안화를 대만의 특정 은행에서 대만달러로 바꿔주고, 반대로 대만 수입업자에게서 받은 대만달러를 중국 내 은행 한 곳이 위안화로 태환해주는 구조다.

양안 간 화폐청산이 이뤄지면 양안 간 투자 및 교역이 확대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상반기 무역액은 750억2000만 달러(약 85조 원) 규모다.

베이징(北京)의 한 경제 전문가는 “화폐청산이 순조롭게 진행되면 다음 단계로는 관세동맹(무관세)으로 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만은 이미 대중(對中) 수출의존도가 40%가 될 정도로 중국과의 무역이 경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고, 중국은 위안화 국제화를 위해 대만과의 교역에서 화폐청산을 시도하는 실험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중국의 정부 관료들이 지난달 30일 실시한 대만과의 연합 해상 구조훈련에서 사상 처음으로 대만 군함에 탑승했다고 31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가 전했다. 중국 푸젠(福健) 성 샤먼(廈門)과 대만 진먼(金門) 섬 접경 유역에서 실시한 이번 해상 구조훈련에서 쉬쭈위안(徐祖遠) 교통부 부부장(차관) 등 중국 정부 인사들은 대만의 2000t급 호위함 타이난(臺南)호에서 훈련 과정을 지켜봤다. 대만 해안순방서(해경) 대변인은 “중국 관원이 대만 경비정에 탑승한 건 이번이 처음”이라며 “역사적으로 그리고 상징적으로 중요한 사건”이라고 밝혔다.

베이징=고기정 특파원 koh@donga.com
#중국-대만#화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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