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셸 “난 엄마대장… 애들에게 더 나은 세상 만들어 주자”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9월 6일 03시 00분


美 민주 전당대회 첫날 연설

“사랑해요 미셸” 4일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주 샬럿에서 개막한 민주당 전당대회에 진홍색 원피스를 입은 퍼스트레이디 미셸 오바마 여사가 두 손을 흔들며 연단에 등장하고 있다. 참석자 3만5000여 명은 ‘우리는 미셸을 사랑한다’고 쓴 팻말을 흔들며 환호했다. 샬럿=EPA 연합뉴스
“사랑해요 미셸” 4일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주 샬럿에서 개막한 민주당 전당대회에 진홍색 원피스를 입은 퍼스트레이디 미셸 오바마 여사가 두 손을 흔들며 연단에 등장하고 있다. 참석자 3만5000여 명은 ‘우리는 미셸을 사랑한다’고 쓴 팻말을 흔들며 환호했다. 샬럿=EPA 연합뉴스
“우리가 바로 당신입니다(We are You).”

4일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주 샬럿에서 개막된 민주당 전당대회에서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평범한 미국인들의 삶을 이해하는 ‘우리 중 한 명’이라는 메시지가 뚜렷하게 부각됐다. 타임워너 케이블 아레나에서 진행된 개막 첫날 행사에 등장한 20여 명의 연사들은 귀족적 이미지의 밋 롬니 공화당 대통령 후보와 차별화되는 오바마 대통령의 인간적 면모를 강조했다. 청중 3만5000여 명은 “4년 더”를 외치며 열렬히 환호했다.

이날의 하이라이트는 최근 여론조사에서 대중적 호감도가 67%에 달할 정도로 인기가 높은 퍼스트레이디 미셸 오바마 여사의 연설이었다. 그는 오바마 대통령이 2008년 취임 때의 이상과 가치를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며 경제 회복의 과제를 달성할 수 있도록 4년 더 믿고 지지해 달라고 호소했다.

신진 여성 디자이너 트레이시 리즈가 만든 진홍색 원피스를 입고 등장한 미셸 여사는 남편이 23년 전 데이트를 하던 시절 고물 자동차로 자신을 데리러 오고 신혼 시절에는 대학 학비 융자금을 갚기 위해 고민했다는 일화를 전하며 그가 경제난에 시달리는 일반 국민의 고통을 이해한다고 강조했다.

미셸 여사는 또 “미국 국민 어느 누구도 돈이 없어 의료혜택을 받지 못하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되며 여성은 자신의 신체에 대해 결정권을 가져야 한다”며 건강보험과 낙태의 자유 허용 등 민주당의 핵심 정책에 대해서도 견해를 밝혔다. 연설 마지막에 “나의 최종 역할은 퍼스트레이디도 아내도 아닌 엄마대장(mom-in-chief)”이라며 “우리 자녀들이 더 나은 세상에서 살 수 있도록 남편과 함께 앞으로 나가자”며 눈물을 글썽이기도 했다.

훌리안 카스트로 샌안토니오 시장은 히스패닉 표심을 겨냥해 자신 가족의 미국 이민 스토리를 전하며 “누구에게나 기회가 열려 있는 나라가 되려면 기회에 투자해야 한다”며 “기회가 누구에게나 열려 있는 공짜가 아니라는 것을 롬니는 이해하지 못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흑인과 히스패닉계, 아시아계의 모습이 두드러져 참석자의 98%가 백인이었던 공화당 전당대회와 대조를 이뤘다. 공개적으로 동성애자라고 밝힌 3명의 연방의원을 비롯해 486명의 동성애자 대의원이 참석해 미 전당대회 역사상 가장 많은 동성애자 참석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한편 롬니는 지난주 열린 공화당 전당대회 효과를 거의 보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 4일 갤럽 여론조사에 따르면 롬니는 전대 이전(8월 24∼27일) 오바마에게 47% 대 46%로 앞섰으나 전대 이후(8월 31일∼9월 3일) 46% 대 47%로 오히려 1%포인트 뒤졌다. 일각에서 ‘파나 보기(골프에서 규정 타수 또는 하나 더 친 그저 그런 점수) 사이’라는 평가도 나왔다. 반면 롬니는 민주당 전당대회가 열리고 있으며 2008년 대선에서 민주당이 승리했던 노스캐롤라이나 주에서 오바마의 3배 정도인 104만 달러를 모금한 것으로 집계됐다.

미국의 힙합 음악인 그룹은 민주당, 컨트리는 공화당 후보를 선호한다는 이분법적 공식이 깨지고 있다는 조사 결과도 나왔다. 여성 유명 힙합 가수인 니키 미나지가 전날 신곡 출시를 통해 롬니 지지 의사를 밝혔다고 NBC방송이 4일 전했다.

샬럿=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
#미국 대선#민주당 전당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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