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르메스(Herm`es)를 통째로 삼키려는 루이뷔통모에에네시(LVMH)와 먹히지 않으려고 발버둥치는 에르메스사의 전쟁이 다시 시작됐다. 적대적 기업인수를 둘러싸고 지난해 벌인 1차 싸움에 이은 두 명품 회사의 2라운드 전투인 셈이다.
에르메스는 4일 성명을 내고 “LVMH에 대해 내부자 거래 및 주가조작 혐의로 7월 11일 소송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에르메스는 LVMH가 2010년 에르메스 주식 17.1%를 확보하면서 불법행위를 저질렀으며 그 이후에도 주가 조작으로 지분을 더 늘렸다고 주장했다. 프랑스 현지 언론에 따르면 LVMH가 소유한 에르메스 지분은 22.3%까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발끈한 LVMH는 “에르메스가 LVMH를 근거 없이 비난하고 허위사실을 유포했다. 지분 확보는 합법적으로 진행됐다”며 맞소송을 냈다.
두 라이벌 가문의 전쟁은 60여 개의 브랜드를 갖고 세계 최대의 명품제국을 이룩한 베르나르 아르노 LVMH 회장이 2010년 10월 가족기업인 에르메스의 지분 17.1%를 확보했다고 전격 발표하면서 시작됐다.
당시 업계에서는 오랫동안 에르메스에 눈독을 들여온 아르노 회장이 사실상 적대적 인수합병에 나선 것으로 해석했다. ‘캐시미어를 입은 늑대’ ‘현대판 루이 14세’로 불리는 아르노 회장은 “에르메스에 대한 주식 공개매수는 없을 것이며 경영권을 요구하지도 않겠다”고 말했지만 누구도 이 말을 믿지 않았다. 특히 LVMH가 매입한 에르메스 주식 가격이 당시 에르메스 주가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는 점과 그렇게 많은 주식을 도대체 누가 아르노 회장에게 팔았는지에 대한 논란이 일었다.
비상이 걸린 에르메스는 경영권 사수에 나섰고 지난해 12월 72%의 지분을 가진 창업자 가족의 주식 중 51%를 모아 지주회사를 설립했다. 인수전은 불발로 막을 내리는 형국이었다. 하지만 이번에 아르노 회장이 지분을 계속 확대하면서 ‘가장 위대한 브랜드’로 불리는 에르메스 인수 야욕을 버리지 않았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소송이 제기된 것은 에르메스 가문이 아르노 회장을 견제하기 위해 선공에 나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올 상반기 LVMH의 매출은 129억7000만 유로(약 18조4700억 원)이며, 업계 2위인 에르메스의 매출은 15억 유로(약 2조1361억 원)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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