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공화-민주 전당대회 결산
부자감세-건보개혁 차이 뚜렷 경제회생 한목소리… 방법 갈려
대선 D-60… 본격 레이스 시작 10월 세 차례 TV토론이 승부처
6일 민주당 전당대회를 끝으로 지난달 27일부터 2주 동안 이어진 공화당과 민주당의 전당대회가 모두 끝났다. 미 대선일인 11월 6일까지 남은 기간은 60일. 백악관 방어와 점령을 향한 민주당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공화당 밋 롬니 후보 간의 본격적인 대선 레이스가 시작된 것이다. 두 후보는 다음 달부터 이뤄지는 세 차례의 TV토론에서 한 치의 양보도 없는 설전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 오바마와 롬니의 경제정책 차이
6일 오바마 대통령이 밝힌 공약은 서민과 중산층의 경제 회복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일자리 창출과 수출 증대를 통해 경제 살리기에 ‘올인’하겠다는 것이다. 롬니 후보도 오바마 대통령의 집권기간을 ‘잃어버린 4년’으로 규정하고 경제 재건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했지만 경제 회생 방법론에서 두 후보는 뚜렷이 비교된다.
가장 큰 차이점은 세금정책. 오바마 대통령은 “중산층 가정과 소기업처럼 세금 감면이 필요한 계층에는 세금을 깎아주겠지만 백만장자에게 세금을 깎아준다고 해서 일자리가 늘어나지는 않을 것”이라며 부자 감세(減稅) 반대를 분명히 했다. 롬니 후보는 부자를 포함해 대부분의 소득계층에 대한 감세를 공약했다.
일자리 창출을 공약으로 내건 것은 두 후보가 같았지만 수치는 차이가 컸다. 오바마 대통령이 2016년까지 제조업 일자리를 100만 개 창출하겠다고 약속한 반면 롬니 후보는 오바마 대통령보다 12배 더 많은 1200만 개의 일자리를 만들어내겠다고 했다. 하지만 양측 모두 어떻게 일자리를 만들어낼지에 대한 구체적인 근거는 제시하지 않아 실현가능성을 놓고 논란이 예상된다.
오바마 대통령은 자유무역협정을 통해 ‘메이드 인 아메리카’ 상품을 많이 만들어 국내 제조업을 육성하고 2014년까지 수출을 2배로 늘리겠다고 약속했다. 롬니 후보는 새로운 무역협정을 추진하면서 중국과의 무역불균형을 해소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 전당대회 분위기는 민주당의 승리
플로리다 주 탬파에서 열린 공화당 전당대회보다 노스캐롤라이나 주 샬럿에서 열린 민주당 전당대회의 분위기가 훨씬 나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참석자 98%가 백인이었던 탬파와 달리 샬럿은 흑인과 히스패닉 아시아계 등이 다양하게 참석해 활기찼다. 탬파에서는 롬니 후보 수락연설 때를 제외하곤 곳곳에 빈자리가 눈에 띄었지만 샬럿은 4∼6일 내내 좌석이 가득 찼다. 탬파는 오바마 대통령의 실정(失政) 성토장이었지만 샬럿은 흥겨운 축제의 장이었다.
영화배우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횡설수설에 이어 밋밋한 롬니의 수락연설로 끝난 탬파와 달리 샬럿은 전날 48분 동안 이어진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감동적인 후보지명 연설에 이어 ‘연설의 달인’으로 불리는 오바마 대통령의 격정적인 후보수락 연설로 대조를 이뤘다. 전당대회 뒤 통상 5% 안팎으로 지지도가 오르는 ‘전당대회 효과’가 롬니 후보에게는 없었지만 오바마는 기대해볼 만하다.
○ 향후 대선가도 변수
하지만 남은 두 달 동안 실업률 등 각종 경제지표가 어떻게 움직이느냐가 오바마의 재선에 영향을 줄 가장 큰 변수다. 집권 후 국정운영의 최우선 과제로 건강보험개혁법을 추진하느라 정작 경제 살리기에는 등한시했다는 비판을 받는 오바마로선 ‘아킬레스건’인 셈이다. 국내 현안과 외교안보 정책, 유권자의 일문일답 등으로 진행되는 TV토론에서는 두 후보의 내공이 드러난다. 양 진영은 아직 표심을 결정하지 못한 ‘스윙 스테이트(경합 주)’의 TV 광고에 막대한 자금을 쏟아 부을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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