前대통령의 지원유세 약? 독?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9월 13일 03시 00분


클린턴 덕에 오바마 지지율 ↑… 인기 없는 부시엔 요청도 안해

“그를 ‘설명 장관(Secretary of Explaining Stuff)’에 임명하겠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8일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대선 캠페인 역할에 대해 이 같은 농담을 던졌다. 클린턴이 5일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오바마의 경제 정책을 조목조목 칭찬한 뒤 일거에 오바마 지지율이 급등했기 때문. 클린턴은 오바마 지원 유세에 본격 합류한 지 20여 일 만에 550만 달러(약 62억 원)의 정치자금을 모으는 수완도 발휘했다. 11일부터는 스윙스테이트(접전 주)를 돌며 지원 유세에 나섰다.

클린턴처럼 전임 대통령이 후임자 지원 유세의 ‘비밀병기’가 되기도 하지만 ‘걸림돌’이 되는 사례도 있다고 CBS 인터넷판은 11일 분석했다. 1960년 대선에서 리처드 닉슨과 존 F 케네디 후보의 지원 유세에 각각 나섰던 드와이트 아이젠하워와 해리 트루먼 전 대통령이 대표적 사례. 대통령 재임 8년 동안 부통령을 지낸 닉슨과 사이가 좋지 않았던 아이젠하워는 “닉슨의 장점을 생각해내려면 시간이 좀 걸린다”며 닉슨에게 해가 되는 발언을 자주 했다. 젊은 나이에 가톨릭 신자인 케네디를 못마땅하게 여겼던 트루먼은 “케네디를 찍지 않으면 지옥에 떨어질 것”이라는 과격한 발언으로 구설에 올랐다.

전임 대통령이 좋은 평가를 받고 퇴임한 경우에만 후임자 지원이 효과를 낼 수 있다. 20%대의 최악의 지지율로 퇴임한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에게는 아무도 지원 유세를 요청하지 않는다. 또 대선후보가 요청해야만 지원에 나설 수 있다. 클린턴 전 대통령은 2000년 대선에서 앨 고어 후보를 도우려고 했지만 고어가 지원을 요청하지 않았다.

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
#오마바#클린턴#유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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