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선로에 떨어진 취객 구하지않고 주머니 뒤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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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9월 13일 14시 27분


스웨덴 스톡홀름의 한 지하철 역.
술에 취한 한 남성이 승강장 아래로 떨어졌다. 이를 본 다른 남성이 선로로 뛰어들었다. 그런데 그의 행동이 이상했다. 취객을 구하기는커녕 그의 주머니를 털어 달아난 것.

영국 데일리메일 인터넷판이 12일(이하 현지시간) 이 사건을 자세히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스톡홀름 경찰은 이 충격적인 장면이 담긴 CC(폐쇄회로)TV 화면을 공개하고 범인을 추적 중이다.


사건은 9일 새벽, 수도 스톡홀름의 산드스보리 지하철 역 승강장에서 발생했다.

스웨덴 TV3 방송국의 공개수배프로그램을 통해 공개된 CCTV 영상을 보면 인적이 드문 지하철 역 승강장에서 한 남성이 비틀거리다 선로 위로 떨어진다.

곧이어 파란색 셔츠를 입은 남성이 나타나더니 추락한 남성을 잠시 내려다보다가 선로로 내려간다.

한동안 허리를 숙인 채 쓰러진 남성을 살피는 듯하던 이 남성은 혼자서만 승강장으로 올라온 뒤 태연하게 역을 빠져나간다.

잠시 후, 역내로 진입한 전동차가 남성이 쓰러져 있는 선로 위를 지나간다.

경찰에 따르면 선로에 떨어진 남성은 38세의 조니 씨로, 술에 취해 선로로 떨어지면서 의식을 잃었다. 조니 씨는 기적적으로 목숨은 건졌지만, 왼쪽발의 절반 정도를 잃었다.

파란색 셔츠를 입고 있는 남성 A씨는 조니 씨가 만취상태인 걸 알고 금품을 빼앗기 위해 계속 따라온 것으로 추정된다.

A씨는 조니 씨의 주머니를 턴 뒤 역을 빠져나가면서 경비원과 마주쳤지만 선로에 추락한 사람이 있다는 걸 말해주지 않았다.

스톡홀름시 서부 경찰서의 단 오세난 경위는 "범인은 이 사실을 알릴 수 있는 시간이 최소 6분 정도 있었다. 그가 선로에 추락한 사람이 있다고 말해줬더라면 열차를 세울 수 있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범인이 조니 씨를 선로로 민 것은 아니기 때문에, 절도 혐의로만 기소가 가능하다. 안타깝게도 스웨덴에서는 누군가의 죽음을 방관하는 건 범죄가 아니다. 하지만 우린 법정이 이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길 바라고 있다"고 전했다.

경찰은 지난달부터 지하철 역 승강장에서 만취한 승객의 주머니를 뒤져 금품을 훔친 혐의로 A씨를 추적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 CCTV 공개를 통해 빠른 시간 내에 범인의 신원을 확인하고 검거할 수 있길 바라고 있다.

최정아 동아닷컴 기자 cja091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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