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에 맞고 학부모에 차이고… 佛 교사 55% ‘학교폭력 보험’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9월 18일 03시 00분


정부, 감독기관 설치하기로… 美 중등교사 8% “폭행 위협”

11일 보르도의 한 고등학교에서 남성 역사교사가 모로코 정치 제도와 이슬람교에 대한 수업을 진행하다 모로코계 학생에게 폭행을 당했다. 12일 푸아티에 인근 뷔세롤의 한 중학교에서는 여교사가 과제를 해 오지 않은 학생을 나무랐다가 이 학생의 어머니에게서 뺨을 맞고 발로 차이는 사건이 벌어졌다. 이 학교에서는 14일에도 체육교사가 학생에게서 뺨을 맞는 일이 발생했다. 13일 마르세유의 한 학교에서는 학교감독관이 한 학생의 형에게 폭행을 당했다.

프랑스에서 이런 폭행은 이미 일상화된 얘기다. 학부모나 학생에 의한 교사 폭행이 하도 많이 일어나다 보니 학생이나 학부모의 육체적 정신적 폭력에 대비하기 위한 보험이 인기를 끌고 있다. 교사단체와 보험회사가 연계해 2008년에 처음 상품이 도입됐다. 1년에 40유로(약 5만8600원)를 내면 학교에서 당한 폭력 때문에 드는 입원비 및 성형수술비, 변호사비까지 지원받는다. 교사가 학생이나 학생의 가족에게서 폭행을 당하는 일이 비일비재해지면서 프랑스 교사의 55%가 가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프랑스 정부는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뱅상 페용 프랑스 교육장관은 16일 “교사에 대한 폭력은 결코 묵과할 수 없다”며 “학교 폭력의 실태를 정확히 조사하고 이를 예방하기 위한 조치들을 마련하기 위해 수 주 내에 학교폭력감독소를 출범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도 교사에 대한 학생의 언어적 육체적 폭력이 심각한 것으로 조사됐다. 미 교육부 산하 국립교육통계센터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5%의 공립학교에서 매주 학생이 교사에게 욕설을 내뱉은 사례가 적발됐다. 또 중학교 교사 중 8%, 초등학교 교사 중 7%가 학생들에게서 폭행 위협을 받았다고 대답했다.

학생의 선생님 괴롭히기는 사이버 공간에서도 성행했다. 미 정보 보안업체 시만텍이 디지털 세대 아이들이 처한 현실과 위험을 분석한 ‘2011 노턴 온라인 패밀리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한 해 21%의 초중고교 교사가 사이버상에서 학생들에게서 모욕을 당한 적이 있거나, 동료 교사가 그런 일을 당한 것을 알고 있다고 답했다. 미국 교육 전문가들은 스마트폰과 인터넷 환경에 둘러싸인 학생들이 폭력적인 사이트와 각종 유해 정보에 여과 없이 노출된 것이 폭력성이 커진 한 원인으로 지목했다.

파리=이종훈 특파원 taylor55@donga.com  
백연상 기자 baek@donga.com  
#교사#학교폭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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