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닫아걸고 간판 가리고… 中진출 日기업들 조마조마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9월 18일 03시 00분


일본의 센카쿠(尖閣)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釣魚島) 국유화 선언 이후 중국에서 반일 시위가 계속되고 현지 일본 기업의 피해가 늘고 있다. 일본 기업들은 만주사변을 촉발한 류탸오거우(柳條溝)사건 기념일인 18일 대규모 시위가 일어날 것으로 보고 18일까지 공장 가동과 영업활동을 잇달아 중단했다. 베이징(北京)에 있는 일본인학교는 17, 18일 휴교하기로 했다.

류탸오거우사건이란 1931년 9월 18일 일본군이 류탸오거우에서 선로를 스스로 폭파하고 이를 중국 동북부 군벌 장쉐량(張學良)의 지휘로 이뤄졌다고 발표한 것을 뜻한다. 일본군은 이를 구실로 만주 침략을 개시했다.

17일 일본 언론에 따르면 혼다자동차는 중국 광저우(廣州) 시와 우한(武漢) 시에 있는 자동차 공장을 18일부터 이틀간 가동 중단하기로 했다. 마쓰다자동차도 난징(南京) 공장 가동을 18일부터 4일간 멈출 계획이다.

유통업체 이온은 시위대의 습격으로 매장이 훼손된 산둥(山東) 성 칭다오(靑島)의 자스코 이오지마점의 영업을 무기한 중단했다. 다른 유통기업인 세븐아이홀딩스도 당분간 쓰촨(四川) 성 청두(成都)의 매장을 포함해 13곳의 이토요카도 문을 닫고, 198곳의 세븐일레븐 편의점 영업도 중지하기로 했다. 유니클로는 18일 중국 매장 19곳의 문을 닫는다.

카메라업체인 캐논은 장쑤(江蘇) 성과 광둥(廣東) 성의 3개 공장 가동을 18일까지 멈추기로 했다. 파나소닉은 15일 시위대의 방화 등으로 생산라인이 파괴된 칭다오와 쑤저우(蘇州)의 전자부품 공장 가동을 중단했다.

일부 일본 기업은 시위대의 습격과 약탈 표적이 될 것을 우려해 아예 간판을 숨기기도 했다. 미쓰비시도쿄(三菱東京)UFJ은행은 베이징지점의 간판을 흰 천으로 감았다.

노다 요시히코(野田佳彦) 일본 총리는 17일 총리관저에서 “긴장감을 갖고 정보 수집에 최선을 다하라”고 지시했다.

한편 일본 후쿠오카(福岡) 시 주오(中央) 구의 주일 중국총영사관에 30대 초반의 일본인 남성이 연기 나는 폭죽인 발연통(發煙筒) 2개를 던진 후 도주했다고 NHK방송이 17일 보도했다. 중국인들의 과격 시위에 대해 일본인들도 반발하기 시작했음을 보여주고 있다.

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센카쿠#일본 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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