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차기 최고지도자로 유력한 시진핑(習近平·사진) 국가부주석이 공개 석상에서 사라진 지 2주일 만인 15일 다시 등장했다. 그의 행방에 대해 많은 억측이 나왔으나 모습을 드러내기 전후 중국 당국은 아무런 설명도 하지 않았다. 최고지도자 신병 문제에 대한 공산당의 처리 방식에 실망하는 세계 중국 정치 전문가가 잇따르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17일 보도했다. 나아가 중국의 신뢰도에도 손상을 입혔다는 지적이 나온다.
10년 만의 권력교체가 이뤄지는 공산당 제18차 전국대표대회(당대회)를 앞둔 민감한 시기에 최고지도자의 신병을 비밀로만 처리하는 것이 구시대적이라는 지적이다.
이번 시 부주석의 잠적이 표면적으로는 중국에 눈에 띄는 손해를 가져오지는 않았다. 금융시장도 주가가 떨어지지는 않았다. 유라시아 그룹의 중국 분석가 데이미언 마 씨는 “시 부주석 사태가 이번에는 손해를 끼치지 않았지만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보다 심각한 문제는 공산당 통치 시스템에 대한 불신을 키우는 것이다. 아시아태평양 위기관리소장 데인 캐머로는 “중국 지도부와 국민 간의 소통 부재로 중국인들에게 공산당 시스템에 대한 의문을 불러오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하버드대의 중국 전문가 로더릭 맥파콰 교수는 “중국은 세계화된 강대국으로서 어울리지 않는 행동을 하고 있는 것이 근본적인 문제”라고 지적했다. 맥파콰 교수는 “중국 지도부는 활력이 넘치는 경제를 운영하는 것과 매우 활기 없는 지도력으로 과거를 고집하는 것 간의 차이에 적응하지 못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데이미언 마 씨는 “중국은 기본적으로 21세기 수요에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20세기 초반의 유산을 물려받은 정치 체제를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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