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센카쿠 무력시위 장기전 돌입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9월 20일 15시 55분


중국이 센카쿠(중국명 댜오위다오)의 분쟁화를 염두에 둔 장기적인 무력시위에 들어갔다.
어업감시선과 해양감시선을 증강해 상시 배치하기로 한 것은 물론 인민해방군 해군 호위함 2척을 센카쿠 인근 해역에 배치해 일본의 자위함 배치에 대응했다.

중국은 일본이 센카쿠를 국유화한 지난 11일 이후 계속된 반일 시위를 통해 센카쿠 문제에 국내외 이목을 집중시키는 데 성공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이 과정에서 시위가 과격화해 당국의 통제 범위를 넘어설 것으로 우려되자 공안당국을 동원해 시위를 통제했다.

반일 시위가 폭력 양상을 띠면서 중국 현지에 진출한 일본 기업의 공장과 영업점이 파괴되고 약탈 당하는 결과가 초래되고, 그에 따라 국제 여론이 악화한 것이 시위 통제의 배경으로 분석된다.

당장 만주사변 발발일인 지난 18일 120여 개 도시로 확산했던 시위가 19일에는 5개 도시로 줄었다.

중국은 대신 센카쿠 해역에서 무력시위를 통해 일본에 대한 압력을 가중하고 있다. 내부적으로는 어민들의 생활 터전인 '영해'를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음을 자국민에게 보여주면서 국제 사회에는 센카쿠가 분쟁지임을 부각하려는 의도다.

◇ 中 감시선 증강…상시 배치 = 중국은 우선 센카쿠 주변 해역에 어업감시선과 해양감시선을 증강해 상시 배치하기로 했다. 중국 어선 보호를 명목으로 필요시 감시선을 파견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앞으로는 센카쿠 해역에 연중 감시선을 배치하겠다는 것이다.

아사히신문에 의하면 중국 농업성 어정국 관계자는 "국가의 주권을 지키겠다는 의사를 보여주기 위해 상시적으로 댜오위다오 주변에 감시선을 파상적으로 파견하겠다"고 밝혔다.

중국 어정국에 따르면 현재 센카쿠 주변에는 235㎞ 이내에 700여척, 111㎞ 이내에 23척의 중국 어선이 조업하고 있다. 중국은 현재 1000t급 이상 9척을 포함해 어업감시선 1천300척을 보유하고 있다. 여기에 현재 3000t급 이상 대형선 5척을 건조 중이다.

중국은 이 가운데 해감총대 소속 해양감시선 10척과 농업부 산하 어정선(어업관리선) 6척 등 16척을 센카쿠에 배치했다.

일본도 이에 맞서 대응 강도를 높일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중국의 감시선 증강에 맞춰 순시선을 20척에서 50척까지 탄력적으로 배치할 방침이다. 일본 해상보안청은 순시선(경비선) 121척과 순시정(경비정) 236척, 특수경비 구난정 63척, 기타 경비선 28척 등 외에 비행기 27대와 헬리콥터 46대도 보유하고 있다.

◇ 무력시위 강화…분쟁지화 시도 = 중국의 군사 압박도 강화됐다. 일본의 후지TV는 중국 인민해방군 해군 호위함 2척이 센카쿠(댜오위다오) 열도 서북쪽 80㎞ 해상에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일본의 센카쿠 국유화 이후 이 해역에 중국 군함이 접근한 것은 처음으로 일본의 자위함 배치에 대응하려는 조치이다.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중국군은 전국 7대 군구(軍區) 가운데 5개 군구에 최근 3급 전투대비태세(전비태세)를 발령했다. 군의 전비태세가 센카쿠 문제를 염두에 둔 것인지는 확실치 않지만 일본의 자위대가 센카쿠에 출동할 경우 군사행동을 실행에 옮겨야 한다는 인민해방군 내 강경론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양국의 해양 군사력이 센카쿠 해역에서 대치한다고 해서 당장 무력 충돌이 발생할 가능성은 낮다. 하지만 어선과 감시선, 군함 등이 센카쿠 같은 해역에 몰릴 경우 우발적 충돌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중국은 센카쿠 해역에서 무력 시위를 통해 일본에 대한 힘의 우위를 확보하고 동중국해의 해양 지배력을 강화하는 효과를 노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동아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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