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자민당, 총재에 극우 아베 前총리 선출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9월 26일 14시 17분


이시바 前정조회장에 역전승 "정권 되찾아 강한 일본 만들겠다" 일성

일본의 대표적 극우 정치인인 아베 신조(安倍晉三.58) 전 총리가 제1 야당인 자민당의 총재에 선출되며 총리 복귀에 한걸음 다가섰다.

아베 전 총리는 26일 오후 실시된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이시바 시게루(石破茂.55) 전 정조회장과 2차 투표까지 가는 접전 끝에 역전 승리했다.

아베 전 총리는 당원과 서포터, 소속 국회의원이 참여한 1차 투표에서 전체 498표 가운데 141표를 획득해 이시바 전 정조회장(199표)에게 뒤졌다.

하지만 국회의원만 참여한 결선 투표에서 마치무라(町村)파 등 파벌의 표를 결집, 108표를 얻어 89표에 그친 이시바를 눌렀다.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결선투표가 실시된 것은 1972년의 다나카 가쿠에이(田中角榮)와 후쿠다 다케오(福田赳夫) 간 대결 이후 40년 만이다. 이번 총재 선거에는 아베, 이시바 외에도 이시하라 노부테루(石原伸晃.55) 간사장 등 모두 5명이 난립했다.

아베 전 총리는 전쟁과 군대 보유를 금지한 헌법 개정을 주도해온 인물로, 집단적 자위권 행사를 인정하고, 일본군 위안부 동원의 강제성을 인정한 고노 담화나 무라야마 담화도 수정해야 한다고 주장해온 극우파다.

자민당은 정당 지지율에서 집권 민주당을 앞서고 있어 차기 총선을 거쳐 집권이 확실시되는 만큼 아베가 총리 자리에 오를 가능성이 크다.

이 경우 일본의 군국주의 성향이 노골화되면서 한국, 중국 등 주변국과의 마찰이 심화될 전망이다.

아베 신임 총재는 당선 직후 기자회견에서 차기 총선에서 집단적 자위권 행사, 개헌 등 보수적인 주장을 전면에 내걸어 "정권을 되찾고 강한 일본을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하지만 그가 당선되자 자민당 아키타현 본부 간부 4명이 "민의가 반영되지 않았다"며 당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히는 등 반발했고, 교도통신은 "아베 총재가 다시 정권을 잡으면 보수색을 전면에 내걸어 (중국·한국과) 마찰이 격렬해질 수 있다"며 "잘못 대응하면 동아시아에서 일본이 고립될 수도 있다"고 우려하는 기사를 내보내는 등 일찌감치 우려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다만 하시모토 도루(橋下徹) 오사카 시장은 "(선거) 결과에 따라 자민당과 맞는 부분은 확실히 협조하고, 맞지 않는 부분은 반대하겠다"고 선거 후 부분 연합 가능성을 시사하는 등 성원을 보냈다.

아베 전 총리는 이날 승리로 2007년 9월 이후 5년 만에 자민당 총재에 복귀했다. 그는 2006년 9월 52세로 전후 최연소 총리가 됐으나 실정과 건강 악화를 이유로 1년 만에 퇴진했다.
<동아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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