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아의 독재자’ 무아마르 카다피 전 국가원수가 사망한 지 1년째 되는 20일, 카다피 친위부대로 악명 높았던 ‘32여단’을 이끌었던 그의 막내아들 카미스(29세 추정·사진)가 목숨을 잃은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가디언은 이날 “리비아 의회의 오마르 함단 대변인이 카미스가 바니왈리드에서 전투 중에 사망했다고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수도 트리폴리에서 동남쪽으로 약 200km 떨어진 바니왈리드는 카다피 추종세력의 거점. 17일부터 벌어진 정부군과의 교전으로 양측에서 약 13명이 숨지고 120여 명이 다쳤다. 카미스도 이 과정에서 숨진 것으로 전해졌다.
카미스는 카다피 자녀 가운데 가장 어렸지만 대표적인 ‘강경파’로 손꼽혔다. 독재 시절 러시아에서 군사교육을 받은 뒤 반대세력을 무자비하게 탄압해 왔다. 리비아 국민은 32여단을 ‘카미스 여단’이라 부르며 두려움에 떨었다. 가디언은 “지난해부터 여러 차례 사망설이 흘러나왔으나 확인되지 않았던 만큼 이번 발표도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카다피의 자녀 7남 1녀 가운데 나머지는 죽거나 뿔뿔이 흩어져 있다. 장남 무함마드와 5남 한니발, 딸 아이샤는 카다피 부인 사피아 파르카시와 함께 알제리로 도주했다. 3남 알사디는 니제르로 망명했다. 후계자 1순위로 꼽혔던 2남 사이프 알이슬람은 투옥돼 재판 중이다. 4남 무타심과 6남 사이프 알아랍은 지난해 사망했다.
시사주간지 타임은 이날 “카다피가 세상을 떠난 지 1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리비아는 ‘카다피의 망령’에 시달리고 있다”고 전했다. 친(親)카다피 세력이 상당수 남아 있기 때문. 이날 ‘카다피의 입’으로 불렸던 무사 이브라힘 전 외교장관도 바니왈리드 인근 검문소에서 체포됐다는 발표가 나왔다가 곧 철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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