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선의 마지막 관문인 3차 TV 토론(22일)을 앞두고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밋 롬니 공화당 후보가 막말 총공세를 펼치고 있다. 막말 공세는 비방 TV 광고와 더불어 이번 대선 레이스를 네거티브 캠페인으로 만드는 양대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인신공격성 막말 공세에는 대중의 주목을 받기 쉬운 각종 신조어가 사용되고 있다. 오바마는 19일 버지니아 유세에서 “롬니처럼 너무 자주 입장을 바꿔 자신의 입장이 무엇인지조차 잊어버리는 것을 ‘롬니지아(Romnesia)에 걸렸다’고 한다”고 비꼬았다. ‘롬니지아’는 ‘롬니’와 ‘앰니지아(amnesia·건망증)’의 합성어로 올해 8월 롬니 후보가 오바마 대통령이 거짓말을 잘한다며 ‘오바말로니(Obamaloney)’라고 공격한 데 대한 반격인 셈. 오바말로니는 ‘오바마’와 ‘벌로니(baloney·거짓말)’를 합친 신조어다. 오바마는 또 “과거 매사추세츠 주지사 시절 중도 성향이었던 롬니가 대선후보가 되더니 ‘미스터 강경 보수주의자’로 돌변했다”고 공격했다.
오바마는 이전에도 “롬니는 가난한 사람의 돈을 빼앗아 부자를 돕는 ‘롬니후드(거꾸로 로빈후드의 뜻)’다” “롬니-라이언 정책은 ‘돌팔이 약’이다” 등의 비난을 가해 신조어 제조 경쟁에서 롬니를 앞서고 있다.
롬니 후보는 이날 플로리다 유세에서 오바마를 겨냥해 “의제가 없다”며 “그가 연임하지 않는 것이 미국을 위한 일”이라고 받아쳤다. 롬니 거들기에 나선 폴 라이언 공화당 부통령 후보는 20일 펜실베이니아 유세에서 “오바마는 2008년 대선 때 상대 진영이 ‘조그만 걸 튀겨라’ ‘상대방에게 먹칠해라’ 등의 유세 전술을 쓰고 있다고 비판했는데 이번 대선에서는 자신이 그런 전술을 쓰고 있다”고 비난했다.
한편 대선(11월 6일)을 보름 앞두고 미 언론의 지지 후보 선언이 잇따르고 있다. 미 100대 신문(구독자 수 기준) 가운데 20일까지 지지 후보를 선언한 곳은 12곳. 오바마와 롬니가 각각 6곳을 차지해 팽팽한 접전을 펼치고 있다.
경쟁이 치열한 경합 주에서는 오바마가 덴버 포스트(콜로라도), 탬파베이 타임스(플로리다), 필라델피아 인콰이어러(펜실베이니아)의 지지를 얻었다.
롬니는 올랜도 센티널(플로리다), 라스베이거스 리뷰 저널(네바다)의 지지를 획득했다. 뉴욕타임스(NYT) 워싱턴포스트(WP)를 비롯해 미국 신문 80%가 이번 주 지지 선언을 할 예정이다.
언론의 지지 선언은 선호 후보를 정하지 않은 부동층 유권자에게 큰 영향을 미친다. 부동층이 30∼40%에 달하는 올해 대선에서는 어느 때보다 영향력이 클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공공재인 전파를 사용하는 방송은 지지 후보를 밝히지 않지만 개인 소유의 신문과 잡지 등 인쇄매체는 사설로 지지 후보를 공개하는 것이 미 언론의 전통이다.
2008년 대선 때는 오바마가 296개 신문의 지지를 획득해 180개에 그친 존 매케인 공화당 후보를 압도적으로 눌렀다. 특히 오바마는 NYT, WP, 로스앤젤레스타임스, 시카고트리뷴 등 신뢰도 높은 대형 신문의 지지를 싹쓸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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