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이란 1대1 핵협상 합의”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0월 22일 03시 00분


NYT 보도… 양국은 부인

미국이 우라늄 농축을 진행하고 있는 이란과 일대일 협상을 벌이는 데 처음으로 합의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20일 보도했다.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과 밋 롬니 공화당 대선후보가 외교안보정책을 주제로 하는 마지막 3차 후보자 토론회(22일)를 앞둔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대선 판도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여 주목된다.

NYT에 따르면 이란 당국자는 11월 6일 이후 미국의 새 대통령과 양자 협상을 원하고 있다고 미 정부 당국자가 밝혔다. 이란은 시리아와 바레인 등 다른 문제까지 다루자고 주장하는 반면 미국은 이란 핵문제로 협상 안건을 제한하자고 맞서고 있다고 이 당국자는 전했다. 오바마 행정부는 출범 초기부터 이란과 당국 간 비밀협상을 꾸준히 진행해 이번 합의를 이끌어 냈다고 NYT가 전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백악관과 국무부 국방부 당국자는 협상에서 미국이 어떤 제안을 내놓을지 결정하기 위한 내부 논의를 이미 시작했다. 내부적으로 논의되는 방안은 이란에 대한 제재를 푸는 만큼 이란의 우라늄 농축시설에 대한 제한을 더욱 강화하는 ‘모어 포 모어(more for more)’ 전략.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과 윌리엄 번스 부장관, 웬디 셔먼 정무차관, 토머스 도닐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등은 이란의 우라늄 농축을 얼마나 허용할지를 놓고 논쟁을 벌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란이 과거에도 국제 제재를 피하기 위해 외교를 활용했던 만큼 미국의 차기 행정부와 직접 협상에 나선다 해도 시간만 끌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미 정부 당국자는 “이란이 미국의 군사적인 공격은 피하면서 핵 프로그램의 결정적인 과제를 마무리하기 위해 협상을 질질 끌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특히 롬니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일대일 협상이 이뤄질지조차 불투명하다. 롬니 후보는 오바마 대통령이 이란에 대해 유약하게 대처하면서 이란 핵무기 개발에 반대하는 이스라엘을 적극 지지하지 않는다고 비판해 왔다.

양국은 보도를 부인했다. 토미 비어터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대변인은 “사실이 아니다”라는 성명을 내고 “미국은 외교적 해결을 위해 ‘P5+1(유엔안전보장이사회 5개 상임이사국+독일)’과 협력할 것이며 미국은 이란과 처음부터 일대일로 만날 준비를 하겠다고 밝혀 왔다”고 강조했다. 알리 악바르 살레히 이란 외교장관도 기자회견을 통해 “미국과 논의나 협상할 계획이 전혀 없다”면서 “(핵) 회담은 P5+1그룹 국가와 진행하고 있다. 그 외에는 미국과 어떤 협상도 하지 않고 있다”고 부인했다.

워싱턴=최영해 특파원 yhchoi65@donga.com
#미국#이란#핵협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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