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사망하기 14일 전인 2011년 12월 3일, 북한은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를 열어 ‘황금평·위화도 경제지대법’을 통과시켰다. 올 8월에는 장성택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이 중국을 방문해 경제특구 개발을 본격적으로 시작할 것을 중국 측과 합의했다.
10월 11일과 12일 중국 랴오닝성 단둥시에서 배를 타고 압록강을 돌며 신의주 부두와 위화도의 북한사람들 모습을 촬영했다. 12일부터 16일까지 단둥에서 열린 ‘북중경제무역문화관광박람회’를 취재하러 간 김에 둘러본 것이다.
김정은 시대를 알리는 구호판은 새로 페인트칠을 해서 깨끗했지만 그 밖의 건물과 시설은 남루함 자체였다. 중국 땅에서는 보이지 않는 위화도 뒤편은 우리 돈으로 12만 원만 내면 누구나 볼 수 있었다. 북한 군인들은 굉음을 내며 달리는 중국 쾌속선을 막지 못했고, 중학생쯤으로 보이는 아이는 강가에 서서 연신 구걸의 손짓을 보냈다. 그 중학생 엄마로 보이는 여인은 산 위에서 또 다른 아이를 업은 채 망을 보고 있었다.
압록강 주변에서 생존의 끈을 놓지 않은 채 삶을 버텨내는 북한 사람들의 모습은 이제 북한이 경제문제 해결을 위해 나설 수밖에 없음을 여실히 보여준다. 지금 이 압록강 풍경이 몇 년 후엔 머나먼 과거 풍경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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