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케인 샌디로 뉴욕 맨해튼 월가가 사실상 올스톱됐다. ‘세계 금융의 심장’으로 불리는 월가가 블랙아웃(대규모 동시 정전)을 맞는 초유의 일이 벌어졌다.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와 나스닥은 29일에 이어 30일에도 모든 거래를 중단키로 결정했다. 증권거래소가 자연재해로 이틀간 거래를 중단하는 것은 1888년 폭설과 강풍으로 미 동북부를 마비시켰던 ‘그레이트 블리자드’ 이후 124년 만이다. 채권시장도 30일 계속 휴장한다. 시카고상업거래소(CME)의 뉴욕 영업장도 29일 폐쇄됐다.
29일 전력회사인 콘에디슨이 맨해튼 남부의 전력을 끊으면서 NYSE와 뉴욕연방준비은행 등이 위치한 월가는 여느 때와 같은 활기찬 모습을 전혀 찾아볼 수 없는 ‘어둠의 도시’로 변했다. 금융회사 직원 대부분이 이날 출근하지 않았다.
이틀 동안의 주식거래 중단으로 투자자들이 하루에만 수천만 달러의 손실을 입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투자자들은 재난에 취약한 주식거래 시스템에 대한 불만을 털어놓고 있다.
NYSE는 31일 온라인 거래만이라도 재개하기 위한 도상 훈련을 30일 하겠다고 발표했지만 투자자들의 불안감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31일 거래가 재개되더라도 한꺼번에 주문이 몰려들면 시스템에 과부하가 걸릴 수도 있으며 주문 체결에 실수가 나오는 등 혼란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NYSE 관계자는 월스트리트저널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허리케인으로 NYSE의 전산시스템 피해는 전혀 발생하지 않았다”며 투자자들의 불안을 잠재우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한편 3분기(7∼9월) 실적 발표 시즌도 샌디의 영향을 받고 있다. 당초 이번 주 초 3분기 실적을 발표하려 했던 파이저와 톰슨로이터 등은 실적 발표를 연기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