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지구촌 새권력]샌디는 오바마에게 신이 내려준 정치적 선물?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1월 1일 03시 00분


대선 D-5… 롬니 “연방재난관리청 없애겠다” 작년 발언 드러나 곤혹
재난대응 올인한 오바마에 유리하게 작용할 가능성

‘샌디는 오바마 미국 대통령에게 하늘이 내려준 정치적 선물?’

미국 대선을 며칠 앞두고 미 동북부 일대에 불어닥친 초대형 허리케인 ‘샌디’가 미 대선의 향방을 결정하는 최대 변수로 떠오른 가운데 샌디가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공산이 높다는 분석이 적지 않다. 오바마 대통령과 밋 롬니 공화당 후보의 상반된 대응 방식이 민심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하는 전문가들이 많은 것.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달 28일부터 유세를 완전히 중단하고 재난 대응에 ‘올인(다걸기)’한 반면에 롬니 후보는 유세를 계속 진행하며 최근의 지지율 상승세를 이어가려고 애썼다.

오바마 대통령은 31일 오하이오 유세를 취소하고 뉴저지를 방문해 피해 현장을 둘러볼 계획이다. 오하이오에는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대신 급파된다. 오바마 대통령은 1일부터 정상 유세 일정에 복귀해 네바다로 향한다.

반면에 롬니 후보는 지난달 28일 버지니아 유세는 취소했지만 오하이오 유세는 강행했고 허리케인 상륙일인 지난달 29일에도 위스콘신 유세는 취소하고 아이오와 유세는 그대로 진행했다. 지난달 30일 오하이오 유세는 허리케인 재난 구호 행사로 바꿔 진행했다. 31일에는 플로리다에서 마코 루비오 상원의원,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 등을 대동하고 당초 예정됐던 대규모 유세를 벌일 계획이다. 롬니 후보에게는 하루라도 빨리 유세를 정상 모드로 가동해 최근 여론조사에서 나타난 우세 분위기를 확고하게 다지는 것이 중요하다.

이런 두 후보의 상반된 대응 자세와 관련해 야후는 ‘신이 오바마 대통령의 재선을 위해 샌디를 보냈다고 생각하느냐’는 설문조사를 진행해 샌디가 오바마 대통령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것임을 강력 시사했다. 오바마 대통령이 현직 대통령으로서 국가적 대재난을 맞아 국정을 챙기는 것이 곧 선거운동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워싱턴포스트도 지난달 30일 “선거 막바지에 장기간 유세를 접는 것은 큰 도박이지만 오바마의 허리케인 대응 능력이 좋은 점수를 얻는 점에서 볼 때 오히려 플러스로 작용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화려한 언변으로 주목받는 공화당의 스타 정치인 크리스 크리스티 뉴저지 주지사는 지난달 30일 미국 CBS방송의 아침프로 ‘디스 모닝’에 출연해 “오바마의 재난대응 능력은 최상급”이라며 오바마 대통령의 허리케인 대응과 구난 노력을 극찬했다. 31일 오바마 대통령과 뉴저지 피해 지역 시찰에 나서는 크리스티 주지사는 “(행정력이 없는) 롬니가 뉴저지를 방문하는 것은 별로 반갑지 않다”고 덧붙였다. ‘오바마 저격수’로 이름 높은 크리스티 주지사가 이처럼 오바마 대통령을 칭찬하고 나서자 워싱턴 정가에서는 크게 화제가 될 정도다. 8월 말 공화당 전당대회 기조연설자로 나섰던 그는 당시 오바마 대통령의 정책을 신랄하게 비판했었다.

한편 롬니 후보는 이번 허리케인 사태에 신속한 대응 능력을 보여주고 있는 연방재난관리청(FEMA)을 없애자고 한 지난해 발언이 뒤늦게 드러나 곤경에 빠지기도 했다.

롬니 후보는 지난해 6월 공화당 후보 경선 TV토론에서 “재정적자 감축을 위해 FEMA 같은 기관의 예산을 줄여 주정부에 넘기거나 아예 민영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롬니 후보는 지난달 30일 기자들에게서 ‘당선되면 FEMA를 퇴출시킬 것이냐’는 질문을 14번이나 받았지만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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