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경제 ‘긴 겨울’ 오나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1월 8일 03시 00분


수출경쟁력 잃고 내수 꽁꽁… 6개월 연속 경기지수 하락
야당은 경기부양법안 반대

일본 경제가 사면초가에 빠졌다. 기업 활동이 위축되고 소비는 살아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정부가 나서야 하지만 재정적자에 짓눌리고 야당에 발목 잡혀 딱히 내놓을 경제대책이 없다.

6일 발표된 9월 경기동향지수는 91.2로 전월에 비해 2.3포인트 떨어졌다. 6개월 연속 전월 대비 하락했다. 경기동향지수는 기업의 생산활동을 반영하는 대표적인 지수로 생산, 고용, 판매 등 경기에 연동되는 28개의 경제지표를 종합해 산출한다.

일본 내각부는 이날 “경기후퇴 국면에 들어갈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경기후퇴 기류는 2008년 2월 이후 약 4년 만이다.

일본 경기가 거꾸로 가는 것은 소비가 얼어붙었기 때문. 자동차와 가전제품이 전혀 팔리지 않고 있다. 친환경자동차에 대한 정부 보조금 지원이 당초 올해 9월 말에 끝나기 때문에 자동차 업계는 적어도 9월에는 수요가 대폭 몰릴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닛산자동차의 9월 국내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20% 정도 줄었다.

중국 경제의 둔화와 유럽 재정위기로 수출 전망도 녹록지 않다. JFE홀딩스의 오카다 신이치(岡田伸一) 부사장은 최근 기자회견에서 “조강(가공되지 않은 강철) 생산량을 연초 계획보다 100만 t 줄였다. 국내외 수요가 절반씩 줄었다”고 말했다. 가전이나 컴퓨터는 한국과 대만 제품에 밀려 세계 시장에서 설 자리를 잃고 있다.

노다 요시히코(野田佳彦) 내각은 지난달 말 올해 예비비를 활용해 약 4000억 엔 규모의 경기부양 대책을 결정했다. 하지만 지난해 3차례에 걸친 18조 엔 규모의 대책에 비하면 ‘언 발에 오줌 누기’ 수준이다.

한편 집권 민주당은 2009년 총선 때 내건 무상복지 재원 16조8000억 엔(약 228조 원) 확보공약 등을 제대로 실천하지 못한 데 대해 전면적으로 반성하는 ‘정책공약 중요 설명자료’ 원안을 확정했다고 요미우리신문이 7일 보도했다. 민주당은 10일부터 시작되는 전국 정책보고회 등 선거 준비과정에서 국민에게 사죄하기로 했다.

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배극인 특파원 bae2150@donga.com
#일본#수출경쟁력#경기동향지수#유럽 재정위기#노다 요시히코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