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공산당이 7일 당의 최고 규범인 당장(黨章·당의 장정·章程)에 들어 있는 ‘마오쩌둥(毛澤東) 사상’을 삭제하지 않을 것임을 밝혔다.
7일 공산당 제18차 전국대표대회(18차 당대회) 대변인인 차이밍자오(蔡名照) 런민(人民)일보 총편집인은 베이징(北京)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마르크스·레닌주의와 마오쩌둥 사상, 덩샤오핑(鄧小平) 이론, (장쩌민·江澤民 전 주석의) ‘3개 대표이론’을 지도이념으로 고수해 당장을 수정하겠다”고 말했다. 당장에서 마오 사상이 삭제될 것처럼 보도한 일부 언론의 보도가 잘못됐음을 명확히 한 것이다.
앞서 일부 국내 언론은 제18차 당대회와 관련해 “지난달 22일 제18차 당대회 준비 상황을 논의한 중앙정치국 회의 이후 나온 관영 신화(新華)통신 보도에 마오 사상이 언급돼 있지 않다”며 “이는 마오 사상이 삭제될 수도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어 4일 끝난 제17기 중앙위원회 7차 전체회의(17기 7중 전회)에서도 마오 사상이 언급되지 않았다며 이를 더욱 기정사실화했다. 하지만 중국 내 언론이나 홍콩 등 중화권의 유력 언론은 이같이 보도한 적이 없다.
신화통신을 통해 발표된 7중 전회 공보(公報)에서는 최근 1년간 중앙정치국 업무를 평가하는 대목에서 “덩샤오핑 이론과 3개 대표 중요 사상을 바탕으로 과학발전관을 깊이 관철시켰다”고만 표현돼 있다. 일부 언론은 보시라이(薄熙來) 전 충칭(重慶) 시 서기 사태 이후 마오 시대를 동경하는 좌파의 준동과 이를 저지하려는 지도부 간 세력 다툼이 벌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마오 사상 삭제가 설득력을 얻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하지만 당대회 직전에 열리는 중앙정치국 전체회의의 공보나 이를 보도하는 신화통신 기사에서는 지금까지 마오 사상을 언급한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 중앙정치국 회의 공보에 마오 사상은 과거부터 나오지 않았던 것을 마치 처음으로 나오지 않은 것처럼 보도한 것이다. 그동안 당대회 첫날 당 총서기가 하는 업무보고에서는 매번 마오 사상이 강조됐으며 당장에도 제8차 당대회 이후 줄곧 총강(總綱)에 포함돼 있다.
중국학 전문가인 미국 하버드대 로더릭 맥파쿼 교수는 “마오쩌둥은 중국 지도부에 정당성을 부여하는 요소다. 쉽게 없앨 수 없다”고 말했다. 베이징(北京)의 마오 사상 연구 전문가도 “이번 18차 당 대회에서 당장의 마오 사상을 삭제하기로 했다는 말은 처음 듣는다”며 “이를 위해서는 연구와 토론 등 관련 학자들의 준비작업이 장기간 선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베이징의 한 외교 소식통은 “마오쩌둥 사상은 중국 건국의 지도이념”이라며 “마오 사상을 삭제한다는 것은 대한민국 헌법 1조에 있는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를 삭제하는 것이나 다름없는데 지금처럼 어수선한 상황에서 누가 이를 시도할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한편 차이 대변인이 이날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의 과학발전관을 깊이 관철하겠다고 재차 강조함에 따라 새 당장에 관련 내용이 지도 이념으로 채택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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