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함재기 첫 이착륙… 항모 실전배치 가속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1월 26일 03시 00분


항모전단 운용능력 과시… 아시아 정세 영향 미칠듯

중국이 항공모함에 전투기를 이착륙시키는 데 성공했다고 관영 신화(新華)통신과 중국중앙(CC)TV 등이 25일 보도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최근 중국의 첨단 전투기 젠(殲)-15 5대가 첫 항모인 랴오닝(遼寧)의 갑판에 안정적으로 착륙했다. 젠-15기는 갑판에 있는 3중 구조의 제동용 와이어에 갈고리를 걸어 내려앉았다. 그동안 군사관련 매체들이 함재기의 항모 착륙 사실을 보도해 왔으나 관영매체가 확인하기는 처음이다. 젠-15는 앞으로 랴오닝의 함재기로 운용될 계획이다. 중국 해군군사학술연구소의 장쥔서(張軍社) 부소장은 “함재기의 성공적인 이착륙은 항모 운용의 상징”이라며 “전투준비에 한 걸음 더 다가섰다”고 말했다.

랴오닝은 우크라이나에서 1998년 사들여 개조한 쿠즈네초프급(배수량 6만7500t급) 항모로 올해 9월 25일 정식 취역했다. 젠-15기는 랴오닝 취역 이후 항모 갑판을 스친 뒤 바로 날아가는 ‘터치 앤드 고(touch and go)’ 훈련을 100여 차례 실시했다.

젠-15기는 러시아의 수호이(SU)-33을 기반으로 중국이 자체 제작했다. 작전반경은 700km이며 공대함 공대공 공격 기능을 갖춘 다목적 전투기다. 현지 매체들은 미국의 함재기인 F-18 슈퍼호닛에 필적하는 능력을 갖췄다고 평가한다.

이날 중국에서는 CCTV가 항모에서 직접 찍은 화면을 특별방송으로 내보내는 등 착륙 성공 기사를 크게 보도했다. 하지만 국방전문가들은 본격적인 의미의 항모 운용 능력을 갖추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항모가 기동하기 위해서는 핵잠수함과 구축함, 순양함, 고정익 조기경보기 등 전단을 구성해야 한다. 중국은 아직까지 조기경보헬기만 있어 항모 전단용 전력 체계를 갖추지 못했다.

그럼에도 중국이 전투기 착륙 성공 사실을 외부에 공개할 정도로 자신감을 보이고 있어 항모전단 운용 시기가 빨라질 것이라는 관측도 적지 않다.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은 8일 공산당 제18차 전국대표대회 업무보고에서 “해양권익을 단호히 수호해 해양강국을 건설하겠다”고 역설하는 등 중국이 원양해군 건설에 강한 집념을 보이고 있어 아시아 안보 정세에 상당한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베이징=고기정 특파원 ko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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