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反무르시’ 확산… 판사들 사법파업 촉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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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1월 26일 03시 00분


파라오式 새 헌법 지침 파문
노벨평화상 받은 엘바라데이… “철회 안하면 野도 대화 안해”

카이로 사흘째 시위 25일 이집트 카이로에서 한 시민이 시위진압 경찰이 발사한 최루가스탄을 다시 경찰 쪽으로 던지고 있다. 무함마드 무르시 대통령이 22일 새 헌법 선언문을 발표한 뒤 이에 반발하는 시위가 23일부터 사흘째 계속됐다. 카이로=로이터 연합뉴스
카이로 사흘째 시위 25일 이집트 카이로에서 한 시민이 시위진압 경찰이 발사한 최루가스탄을 다시 경찰 쪽으로 던지고 있다. 무함마드 무르시 대통령이 22일 새 헌법 선언문을 발표한 뒤 이에 반발하는 시위가 23일부터 사흘째 계속됐다. 카이로=로이터 연합뉴스
무함마드 무르시 이집트 대통령(사진)이 사법부의 의회 해산권을 제한하자 판사들이 사법기관 파업을 촉구하고 나서는 등 반발이 확산되고 있다.

전국 판사를 대표하는 이집트 판사클럽은 무르시 대통령이 22일 사법부의 의회 해산권 제한 등이 담긴 새 헌법 선언문을 발표한 것에 대해 24일 비상회의를 열고 전국 법원과 검찰의 판사와 검사들은 업무를 중단할 것을 요청했다. 이집트 의회는 제헌 헌법 초안을 마련 중이며 무르시 대통령의 헌법 선언문은 제헌 방향에 대한 대통령의 지침 격이다.

야권을 대표하는 무함마드 엘바라데이 전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노벨 평화상 수상자)도 24일 “무르시 대통령이 새 헌법 선언문을 철회하지 않는 한 대화를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집트 일간 이집션가제트는 24일 이례적으로 1면에 게재한 사설을 통해 “범국가적인 위기가 중대한 국면에 접어들었다”며 “이는 정치세력 간 교착상태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이번 위기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이집트는 또다시 무질서와 혼돈에 빠져들 것”이라고 경고했다.

무르시 대통령이 발표한 선언문에는 사법기관의 의회 해산권 제한과 함께 ‘대통령이 발표하는 법령과 선언문이 최종적인 효력을 갖는다’는 내용도 포함돼 있어 야당으로부터 “대통령의 권한을 ‘현대판 파라오’ 수준으로 강화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HRW)도 민주주의의 기본원칙인 3권 분립이 위협받고 있다는 의견을 표명한 바 있다.

무르시 대통령의 새 헌법 선언문 발표 직후 이집트 카이로의 타흐리르 광장에서는 무르시 대통령의 조치에 반대하는 26개 정당과 정치단체가 1주일 기한으로 연좌농성에 들어갔다. 또 알렉산드리아와 이스마일리아, 포트사이드에서는 반무르시 시위대가 여당인 자유정의당 사무실에 불을 지르고 경찰에 돌을 던지며 항의했다. 25일 미국 CNN방송에 따르면 무르시 대통령의 헌법 선언문 발표 이후 시위대 261명과 경찰 128명이 부상했다.

허진석 기자 jameshuh@donga.com
#카이로#무함마드 무르시#이집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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