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글라 옷공장 화재 124명 참변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1월 26일 03시 00분


방글라데시의 옷 공장에서 불이 나 최소 124명이 죽고 200명가량이 다쳤다. AP 로이터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방글라데시 수도 다카에서 북쪽으로 30km 떨어져 있는 아슐리아 산업지대의 타즈린 의류 공장에서 24일 오후 화재가 발생했다. 9층짜리 의류 공장 빌딩의 1층 창고에서 시작된 불은 빠르게 위층으로 번졌다. 미처 불길을 피하지 못한 공장 인부들은 화염 속에 갇혔고 일부는 창문 밖으로 뛰어내리다 큰 부상을 당했다. 화재 발생 당시 공장에는 약 2000명의 인부가 작업하고 있었다. 소방당국은 군인 및 경찰까지 동원해 진화에 나섰지만 공장 내부가 천과 실로 가득 차 있어 불길을 잡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불길은 5시간 만에 잡혔지만 당국은 사망자가 더 늘어날 것이라고 발표했다.

대규모 사상자를 낸 이번 참사는 대표적인 ‘인재’로 기록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화재의 정확한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주요 외신은 방글라데시 의류 공장 대부분이 안전 기준을 지키지 않은 채 가동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2006년 이후 최근까지 방글라데시에서 의류 공장 화재로 600명 가까운 근로자가 숨졌다. 이번에 불이 난 타즈린 공장도 1층으로 가는 3개의 계단이 있었을 뿐 건물 밖으로 나갈 수 있는 비상 출구는 한 군데도 없었다.

방글라데시는 중국 다음으로 손꼽히는 대표적인 세계 의류 공장이다. 4500개 공장에 약 200만 명 이상이 일하고 있다. 연간 평균 수출액 240억 달러(약 26조 원) 가운데 80%가 의류 수출에서 나온다. 올해 상반기만 190억 달러의 의류를 수출했다. 유명 의류업체 H&M, 막스앤스펜서 등 서구 의류업체 대다수가 방글라데시에 자사 생산 공장을 가지고 있다.

백연상 기자 baek@donga.com
#방글라데시#방글라 옷공장#화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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