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차례나 죽을 고비를 넘기면서도 꿋꿋이 마약 범죄조직들과 맞섰던 멕시코의 전직 여성시장이 끝내 갱단의 보복으로 목숨을 잃었다.
미국 CNN방송은 28일 “12일 무장괴한들에게 납치됐던 마리아 산토스 고로스티에타 전 티키체오 시장(36·사진)이 22일 시 외곽 고속도로 부근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고 전했다. 멕시코 남서부 미초아칸 주에 있는 티키체오 시는 인구 1만 명이 조금 넘는 소도시지만 마약 카르텔과 무장갱단의 주요 활동거점이어서 흉악범죄가 끊이지 않는 곳이다.
의사 출신인 고로스티에타 전 시장은 2008년 시장에 취임한 뒤 악명 높은 도시의 범죄율을 낮추기 위해 전력을 다했다. 그를 눈엣가시처럼 여긴 갱단의 위협에도 “시장으로서 가장 중요한 덕목은 옳은 일을 할 때 두려워하지 않는 것”이라며 신념을 지켰다. 2009년 무장괴한의 테러에 남편을 잃었고, 2010년엔 자신도 옆구리 등에 총상을 3군데나 입었지만 결코 물러나지 않았다. 지난해 임기를 모두 채우고 물러날 때도 “신은 내게 시민의 안녕을 위해 헌신할 고마운 기회를 주셨다”라며 의연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고로스티에타 전 시장은 호심탐탐 그를 노리던 마수를 결국 피하지 못했다. 납치된 날 딸을 등교시키려 차를 몰고 가다 무장괴한들에게 끌려갔으며 열흘 만에 시신으로 발견됐다. 총상은 없었으나 두 손이 묶인 채 둔기에 머리를 강타당한 흔적이 있었다. 미초아칸 주 경찰은 “의심할 바 없는 범죄조직의 흉악한 살인”이라며 “관련자들을 찾아낼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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