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스타인 국가지위 승격 축하”… 美 유대교 랍비들, 신자들에 메일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2월 6일 03시 00분


일부 유대인들 “충격” 반발

지난달 29일 유엔이 팔레스타인의 지위를 ‘유엔 비회원 옵서버 단체’에서 ‘옵서버 국가’로 격상시키는 결의안을 통과시킨 것에 이스라엘과 미국이 반발하고 있는 가운데 미국 내 유대교 커뮤니티의 랍비(율법교사)들이 신자들에게 이번 결정을 축하하는 e메일을 보내 신선한 충격을 주고 있다.

미국 내에서 유대인 커뮤니티가 가장 강한 뉴욕 맨해튼 서북쪽의 유대 커뮤니티인 브나이 제슈룬은 팔레스타인이 유엔에서 사실상의 ‘국가 출생증명서’를 받은 직후 신자들에게 e메일을 보내 “이번 결정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함께 갈 수 있는 길을 연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커뮤니티는 e메일에서 “이번 결정은 국제시민으로서 우리(유대인)들에게 매우 중요한 모멘텀이 될 것이다. 우리도 이런 방식으로 독립을 쟁취했다. 한 국가가 국제사회에 인정을 받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는 것은 매우 축하할 만한 과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정확하게 65년 전인 1947년 11월 유엔은 결의안 181호를 통해 팔레스타인 내 이스라엘 국가를 승인했다”며 “우리는 그들에게는 물론이고 모두에게 빚을 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뉴욕타임스(NYT)는 4일 팔레스타인에 대해 이스라엘과 함께 적대적인 자세를 취해 왔던 미국 내 유대인의 예상치 못한 반응에 미국 사회도 놀라고 있다고 전했다. 이번 결정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평화에 걸림돌이 될 것이라는 미국, 이스라엘의 지적과 다른 의견을 내놓은 것이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e메일은 개인의 의견이 아니라 유대인들이 모여 예배를 보는 공간인 시너고그의 이사회 디렉터들이 함께 사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더 크다고 NYT는 평가했다.

하지만 이번 유대 커뮤니티의 e메일은 상당한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일부에서는 이 커뮤니티가 유대교 사회에서도 진보적인 입장을 취해 왔던 것을 감안하더라도 이번 입장 표명이 “너무 급진적”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유대인인 알란 리프 씨는 NYT 인터뷰에서 “한마디로 충격 그 자체”라며 “이 커뮤니티는 사실상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와 하이파이브를 한 것이며 이는 유대인을 완전히 바보로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뉴욕=박현진 특파원 witness@donga.com
#팔레스타인#유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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