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시리아, 폭탄에 독가스 탑재”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2월 7일 03시 00분


아사드는 남미에 망명 타진說

시리아 내전에서 수세에 몰린 정부군이 치명적 화학무기인 사린가스의 원료를 공중투하 폭탄에 탑재한 채 바샤르 알아사드 대통령의 최종 명령을 기다리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아사드 대통령이 망명을 타진한 정황도 포착돼 시리아 사태가 중대 기로에 놓였다는 관측이 나온다.

NBC방송에 따르면 미국 고위 관리들은 5일 “전날까지만 해도 화학물질 배합처리와 관련해 진전된 증거를 찾지 못했는데 오늘 최악의 상황이 확인됐다”며 “맹독성 신경가스인 사린가스 원료가 폭탄에 장전됐다”고 밝혔다.

관리들은 “아직까지 사린 폭탄이 전투기에 실리지는 않았다”면서도 “아사드 대통령의 사용 명령이 떨어지면 국제사회가 이를 막을 방법은 거의 없다”고 덧붙였다. 사린가스는 중추신경계를 마비시켜 몇 분 내에 생명을 앗아가는 화학무기로 1988년 사담 후세인 이라크 군대가 한 번의 공격으로 쿠르드족 5000명을 몰살한 사례가 있다.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은 이날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외교장관 회의에서 “시리아의 화학무기 사용은 금지선을 넘는 것”이라며 “아사드 정권의 붕괴는 불가피하다. 얼마나 더 많은 희생이 있느냐의 문제만 남았다”고 말했다. 미국은 12일 모로코에서 열리는 ‘시리아 친구들’ 회의에서 시리아 반정부 연합단체 ‘시리아국가연합’을 합법적 대표기구로 선언하고 내전 종식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라엘 일간 하아레츠는 이날 파이살 알미끄다드 시리아 외교차관이 최근 몇 주 동안 쿠바 베네수엘라 에콰도르 등 남미 국가를 방문해 망명 의사를 담은 아사드 대통령의 비밀 서한을 각국 정상에게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마크 토너 미 국무부 대변인도 “중동 및 다른 여러 국가들이 아사드 대통령과 가족에게 망명을 허용하는 비공식적 제안을 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쿠바 등 관련국은 망명 허용에 신중해야 하며 시리아 국민에게 책임 있는 행동을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임수 기자 imsoo@donga.com
#시리아#독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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