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총선(중의원 선거)이 하루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자민당 압승, 민주당 참패’ 구도에는 변함이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집권 민주당은 당내 거물급 인사조차 이번 총선에서 줄줄이 낙선할 판이다.
아사히신문은 11, 12일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를 토대로 자민당이 285석 안팎을 얻어 단독으로 과반(240석)을 넘길 것으로 14일 예상했다. 연립 정권에 참여할 것으로 전망되는 공명당(약 30석)을 합하면 320석에 육박한다.
중의원에 320명의 의원을 확보하고 있으면 참의원에서 부결된 법안을 재가결해 성립시킬 수 있다. 헌법 개정을 위한 발의도 할 수 있다. 2009년 민주당이 정권을 잡았을 때 단독 정당으로 역대 최다인 308석을 휩쓸었고, 곧바로 사민당(7석) 및 국민신당(3석)과 연립정권을 구성했지만 그때도 320석을 넘지는 못했다.
집권 민주당은 기존 의석(230석)의 3분의 1 수준인 76석 안팎에 그쳐 참패할 것으로 예상됐다. 일본유신회는 46석, 모두의 당은 18석, 일본미래당은 10석 내외를 얻을 것으로 전망됐다.
니혼게이자이신문도 자민당이 과반을 훌쩍 넘고 공명당과 합한 의석이 300석을 넘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민주당은 70석에도 미달할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민주당은 전현직 각료를 지낸 거물급들도 당선을 자신하기 어려운 것으로 조사됐다. 도쿄(東京) 18구에 출마한 간 나오토(菅直人) 전 총리, 대중적 인기를 지닌 다나카 마키코(田中眞紀子) 문부과학상, 현 정권의 대내외 얼굴인 후지무라 오사무(藤村修) 관방장관은 현재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상태다. 센고쿠 요시토(仙谷由人) 전 관방장관은 1996년부터 도쿠시마(德島) 1구에서 5회 연속 당선됐지만 이번 선거에서는 자민당의 신인 후보에게 밀리고 있다.
민주당 정권의 전현직 각료 37명 중 24명이 당락이 불확실하거나 열세에 놓여 있다. 낙승이 예상되는 민주당 거물은 노다 요시히코(野田佳彦) 총리와 오카다 가쓰야(岡田克也) 부총리, 마에하라 세이지(前原誠司) 국가전략상, 겐바 고이치로(玄葉光一郞) 외상 등 손에 꼽을 정도다.
지역별로도 자민당 강세가 두드러진다. 홋카이도(北海道)의 경우 2009년 총선에서 12개 선거구 중 11곳을 민주당이 휩쓸었지만 이번에는 대부분 선거구에서 자민당 후보가 우세하다. 하시모토 도루(橋下徹) 오사카(大阪) 시장이 대표대행으로 있는 일본유신회는 오사카와 인근 지역에서 초강세를 보이고 있다.
자민당의 압승 분위기가 굳어지고 있지만 한 가지 변수는 있다. 유권자 가운데 아직 투표할 후보를 결정하지 못한 부동층이다. 아사히신문 조사에 따르면 현재 부동층은 54%로 2003년(48%) 2005년(43%) 2009년(43%) 총선 때보다 훨씬 많다. 반면에 자민당 지지율은 21%에 그쳐 부동층의 움직임에 따라 총선 결과가 요동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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