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라이스 국무’ 철회… 美 재정절벽 협상 탄력받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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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2월 15일 03시 00분


라이스 “후보서 빼달라” 요청… 대안으로 존 케리 의원 부상
국방장관엔 공화 출신 검토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차기 국무장관으로 임명하려고 했던 수전 라이스 유엔 주재 미국대사가 13일 오바마 대통령에게 자신을 국무장관 후보에서 빼달라고 요청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라이스 대사의 국무장관 지명 계획을 철회하겠다고 밝혔다.

라이스 대사는 이날 오바마 대통령에게 보낸 편지에서 “내가 국무장관으로 지명되면 인준 절차가 길어지고 혼란스러울 뿐 아니라 값비싼 대가를 치러야 한다”며 “대통령뿐 아니라 국내 및 국제적 우선순위도 인준 절차 때문에 밀려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런 일은 미국을 위해 가치 없는 일이기 때문에 나를 더이상 국무장관 후보로 고려하지 말 것을 정중히 요청한다”고 썼다. 라이스는 이날 서한을 보내기에 앞서 오바마 대통령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자신을 후보군에서 빼줄 것을 요청했다고 워싱턴포스트는 보도했다.

라이스는 서한에서 “국무장관 자리가 정치적인 것이 돼서는 안 된다”며 “두 정부에서 봉사한 국가안보 공직자로서 이런 상황에까지 이른 것이 서글프다”고 밝혀 자신의 국무장관직 인선에 반대하는 공화당에 유감을 표시했다.

오바마 대통령이 라이스 대사를 차기 국무장관으로 발탁하려고 하자 공화당은 라이스 대사가 9월 11일 리비아 벵가지 영사관 피습 5일 뒤 TV에 잇따라 출연해 영사관 피습은 알카에다의 조직적인 공격이 아니라 우발적인 사건이었다고 말한 것을 집중적으로 문제 삼고 반발했다.

라이스 대사의 서한을 받은 오바마 대통령은 성명을 내고 “라이스 대사의 요청을 받아들였다”며 “라이스 대사에 대한 부당하고 왜곡된 공격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시한다”고 밝혔다.

일부에서는 연말이 시한인 재정절벽 문제에서 공화당의 협조를 얻어야 하는 백악관이 라이스 대사를 주저앉혔다는 얘기도 나왔다. 하지만 라이스 대사는 “내가 내린 결정이었다”고 강조했다.

오바마 대통령이 라이스를 국무장관 후보에서 빼기로 함에 따라 차기 국무장관엔 라이스 대사와 함께 거론돼 온 존 케리 상원 외교위원장(민주·매사추세츠)이 강력한 후보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선 케리 의원이 오바마 대통령의 말을 잘 듣지 않고 독자 외교 노선을 밟을 것이란 우려로 백악관이 꺼린다는 얘기도 나오지만 다른 대안이 없다는 분석이다.

리언 패네타 국방장관 후임에는 초당적인 차원에서 공화당 출신의 척 헤이글 전 상원의원(공화·네브래스카)을 발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혼외정사 사건으로 물러난 데이비드 퍼트레이어스 중앙정보국(CIA) 국장 후임엔 마이클 모렐 CIA 국장대행과 존 브레넌 백악관 국가안보 부보좌관이 유력하다. 토머스 도닐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유임될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최영해 특파원 yhchoi65@donga.com
#오바마#라이스#존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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