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 두둔 러시아도 “아사드 정권 붕괴 임박”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2월 15일 03시 00분


외교차관, 자국민 철수계획 밝혀… 외교부 대변인은 부인

시리아 반정부 세력을 합법적 대표기구로 인정한 국가가 100곳이 넘는 등 국제사회의 지지가 계속되는 가운데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의 몰락이 임박했다는 관측이 잇따르고 있다.

특히 국제사회의 비난에도 시리아 정부를 두둔해온 러시아가 처음으로 아사드 정권의 붕괴 가능성을 언급하며 자국민 철수계획을 밝혔다. 반군은 현재 수도 다마스쿠스의 북동·남서쪽을 비롯해 북부 알레포, 이드리브의 주요 거점지역을 장악하고 있다.

영국 BBC방송 등에 따르면 미하일 보그다노프 러시아 외교부 차관은 13일 “아사드 정권이 점점 더 많은 지역에서 통제력을 잃고 있다”며 “불행히도 시리아 반군의 승리를 배제할 수 없게 됐다”고 밝혔다. 중동문제 특사인 보그다노프 차관은 “반군이 곧 수도 다마스쿠스를 점령할 것이라고 주장한다”며 “시리아 교전이 더욱 격화돼 수만 명의 희생자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러시아 정부는 시리아에서 자국민을 안전하게 대피시키는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보그다노프 차관은 설명했다. 그는 “대피 계획을 세워뒀으며 러시아 국민이 어디 있는지 파악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러시아 외교부는 14일 대변인 논평을 통해 “보그다노프 차관은 시리아와 관련해 그런 발언이나 인터뷰를 한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시리아 사태에 대한 공식 견해를 내놓지 않던 이라크에서도 고위 당국자의 정권 교체 발언이 나왔다. 라파 알에사위 재무장관은 13일 “시리아 정권이 곧 교체될 것이다. 개인적으로 몇 주 내에 이뤄질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아네르스 포그 라스무센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사무총장 또한 이날 “시리아 정권이 무너지는 건 시간문제다. 아사드 대통령은 정권이양을 위한 협상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시리아 반정부 연합체 ‘시리아국가연합’의 무아즈 알카티브 의장은 파이낸셜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시리아 국민이 스스로 힘으로 싸워 아사드 정권 축출에 가까워졌다”며 “국제군이나 유엔 평화유지군의 개입을 기대하지 않는다”는 자신감을 보였다.

한편 미국 국방부는 나토 동맹국인 터키를 지원하기 위해 패트리엇 요격 미사일 2개 포대를 파견한다고 뉴욕타임스가 보도했다. 나토는 지난주 터키에 남부 시리아 접경지역의 패트리엇 미사일 배치를 허용했다. 독일과 네덜란드의 각 2개 포대를 포함해 총 6개 포대가 나토 지휘에 따라 내년 1월 말 터키에 배치될 예정이다.

정임수 기자 imsoo@donga.com
#시리아#러시아#아사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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