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2기 외교안보팀 구성 또 차질

  • Array
  • 입력 2012년 12월 21일 03시 00분


‘라이스 국무’ 사퇴 이어 ‘헤이글 국방’ 카드도 삐걱.
WP “지나치게 진보적” 비판… 親이스라엘단체-의원도 반대

수전 라이스 유엔 주재 미국대사가 국무장관 후보에서 사퇴한 데 이어 국방장관 유력 후보로 거론되는 척 헤이글 전 상원의원(사진)도 인선 논란에 휘말려 버락 오바마 대통령 2기 내각의 외교안보팀 구성이 또다시 차질을 빚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19일 ‘척 헤이글은 국방장관으로 올바른 선택이 아니다’라는 제목의 사설을 통해 “헤이글은 오바마의 외교정책에서 너무 ‘왼쪽(진보적)’에 치우친 인물”이라며 “미셸 플러노이 전 국방차관 등이 더 나은 선택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WP는 헤이글이 국방장관으로 부적절한 이유로 이스라엘과의 동맹, 이란 핵개발 대응, 국방예산 감축 등 다양한 이슈에서 ‘주류’와 너무 떨어진, 지나치게 진보적 태도를 고수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오바마 대통령이 외교 문제로 의회의 초당적 협조를 구할 때 부담을 줄 수 있으며 당장 상원 인준도 힘들 수 있다는 것.

친(親)이스라엘 성향의 보수단체와 의원들 사이에서도 헤이글의 인선을 반대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스라엘의 주요 친미 세력은 헤이글이 2008년 상원의원 재직 당시 미국의 이란 제재에 수차례 반대표를 던지는 등 이스라엘의 이익에 반대되는 행동을 했다며 부정적인 시선을 보내고 있다. 또 “유대인 로비 행위가 워싱턴 정가를 위협하고 있다”는 헤이글의 2006년 발언도 논란이 되고 있다. 미국의 보수성향 주간지 ‘위클리 스탠더드’의 윌리엄 크리스톨 편집장은 최근 칼럼에서 헤이글이 “반(反)이스라엘 성향으로 진정한 이란 친화적 인물”이라고 비난했다.

최근 라이스 대사를 국무장관 후보에서 낙마시킨 존 매케인, 린지 그레이엄 공화당 상원의원도 헤이글에 대해 회의적인 입장이다. 그레이엄 상원의원은 헤이글의 과거 발언을 겨냥해 “그가 왜 하마스와의 협력을 주장했는지, 유럽연합(EU)이 헤즈볼라를 테러단체로 규정하는 데 왜 반대했는지를 설명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
#오바마#외교안보팀#라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