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東예루살렘에도 정착촌 짓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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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2월 21일 03시 00분


팔 건국 때 수도 예정지 포함… 서안지구 등 5158채 계획
팔레스타인, ICC 제소 검토… 美 제외 안보리 회원국도 반발

이스라엘이 동예루살렘과 요르단 강 서안에 5000채가 넘는 대규모 정착촌 건설을 강행하겠다고 밝혀 팔레스타인과 국제사회가 반발하고 있다. 이번에는 미국도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예루살렘 도시계획위원회는 19일 동예루살렘의 기바트 하마토스 지역에 새 정착촌 2610채를 짓는 계획을 승인했다. 동예루살렘은 1967년 제3차 중동전쟁 때 이스라엘이 강제 병합한 곳으로, 장래 팔레스타인이 나라를 세우면 수도로 삼으려는 곳. 동예루살렘은 1997년 이후 지금까지 정착촌이 건설된 적이 없다.

또 이스라엘 주택부는 요르단 강 서안지구 곳곳에 정착촌 1048채를 건설하는 입찰 계획을 공지했다.

이스라엘은 17일에도 동예루살렘에 1500채 건설을 별도로 허가한 바 있다. 이날 미국 국무부는 이례적으로 “도발적 행동”이라고 비판했다. 이번 주 들어 두 차례 이스라엘이 밝힌 정착촌 규모는 모두 5158채.

이스라엘이 정착촌 건설을 강행하는 것은 팔레스타인이 지난달 29일 유엔 총회에서 ‘비회원 옵서버 국가(non-member observer state)’ 지위를 얻은 것에 대한 반발이라고 외신은 분석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정착촌 건설은 전임 정부들이 해오던 것이며, 이번 정부도 하던 일을 하는 것일 뿐”이라며 “정착촌 계획에서 물러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리야드 만수르 유엔 주재 팔레스타인 대표는 “이스라엘이 우리 의사를 계속 무시한다면 우리는 모든 가능한 옵션에 호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모든 옵션’을 구체적으로 밝히지는 않았으나, 이스라엘을 국제형사재판소(ICC)에 제소하는 방안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정착촌 건설 문제는 폭발력이 큰 예민한 사안. 팔레스타인은 2년 전 이스라엘이 정착촌 건설을 강행하는 것과 관련해 양자 간 평화협상을 중단시킨 바 있다. 이스라엘은 1967년 동예루살렘과 요르단 강 서안을 합병한 이후 지금까지 정착촌 100곳을 건설해 50만 명이 살고 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원국 14개국은 19일 이스라엘의 행동을 강하게 비판하면서 새 정착촌 건설을 즉각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미국은 이날 공개 비판에는 가세하지 않았다.

영국 프랑스 독일 포르투갈은 이날 공동 성명을 내고 이스라엘이 평화협상을 하려는 의지가 있는지 의문이 든다고 비난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도 “이스라엘의 정착촌 건설은 위험한 길”이라며 “이 때문에 양국이 대화로 평화로운 미래를 이룰 가능성을 해친다”고 말했다.

윤양섭 선임기자 lailai@donga.com
#이스라엘#예루살렘#정착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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