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돌프 빨간코는 체온조절 탓

순록 코에 모세혈관 많아… 추울땐 피 몰려 체온 유지

코가 빨갛다고 놀림을 받았다는 순록 ‘루돌프’가 억울해할 만한 실험 결과가 나왔다. 평소 코가 흑갈색인 순록이 추운 날씨에 썰매를 끌면 코가 빨개진다는 것. 네덜란드 로테르담의 에라스뮈스 의료센터에 모인 국제공동연구팀은 사람의 코보다 25%나 많은 모세혈관을 가진 순록의 코는 추운 날씨에 빨개진다고 밝혔다고 미국 NBC방송이 24일 보도했다.

연구팀은 순록 2마리와 건강한 성인 5명 등을 트레드밀(러닝머신) 위에서 달리게 한 뒤 코의 혈류량을 측정한 결과 순록의 코가 온도측정 화면에서 붉은색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찬 겨울에 썰매를 끌면 체온조절을 위해 순록 코 속 모세혈관에 흐르는 피의 양이 증가한다”며 “루돌프의 붉은 코는 이런 (순록) 고유의 생리학적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미 로체스터대의 존 컬렌 박사는 “루돌프의 코가 유달리 붉은 것은 그가 제일 앞에서 산타클로스의 썰매를 끌기 때문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주애진 기자 ja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