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는 지금 케이팝 조립 중]美시장 ‘K-콘서트’ 전망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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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텐츠 차이는 없다… 6주 투어 가능하면 승산 있어”

올 상반기 중 열릴 가수 싸이의 미국 첫 단독 공연을 두고 세계 양대 공연기획사가 유치 경쟁에 뛰어들었다. 유튜브 클릭을 통해 ‘국제 가수’가 된 싸이는 발로 뛰는 전미 순회공연을 통해 국적 불문의 ‘팝스타’로 거듭날 채비를 하고 있다. 현지 기획사는 그 성패를 쥔 메인 파트너다.

미국 뉴욕에서 데이비드 제덱 라이브네이션(LiveNation) 부사장 겸 글로벌 아티스트 개발 부문장, 로스앤젤레스에서 수전 로전블루스 에이이지 라이브(AEG Live) 수석 부사장(사진)을 만났다. 두 사람은 “싸이 외에 다양한 케이팝 가수의 공연 콘텐츠를 온·오프라인으로 보며 미국 시장 진입 가능성을 재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두 회사는 현재 미국 공연 시장의 80% 이상을 점하고 있으며 대형 팝스타의 월드투어 시장도 주도하고 있다.

뉴욕 맨해튼 사무실에서 만난 제덱 라이브네이션 부사장은 케이팝(K-pop)에 대해 묻자 “샤이니, 빅뱅, 2PM, 미쓰에이, 인피니트 같은 그룹을 말하는 건가, 박진영 같은 솔로를 말하는 건가”라고 반문했다. 케이팝 시장을 꿰고 있는 그는 “우리 회사에서 2012년 11월 진행한 빅뱅의 로스앤젤레스와 뉴저지 콘서트를 모두 지켜봤다”며 “조명과 화염이 어우러지는 거대한 무대 장치와 개그 요소까지 갖춘 훌륭한 쇼였다”고 운을 뗐다. 제덱 부사장은 브리트니 스피어스, 저스틴 비버, 조나스 브러더스, 원 디렉션의 콘서트를 성공시키며 1990년대부터 현재까지 공연 시장계 ‘큰손’으로 자리매김했다. 원더걸스가 참여했던 조나스 브러더스의 전미 투어도 그의 작품 중 하나다.

한국 가요 프로그램 방송 현장까지 종종 찾는다는 그는 “좋은 노래와 무대를 갖춘 케이팝 가수가 미국에 와서 6주를 오롯이 공연에만 투자할 수 있다면 적잖은 성과를 낼 수 있다”고 호언했다. “빅뱅과 원 디렉션의 차이는 지지 기반의 규모뿐이에요. 콘텐츠로서의 질적 차이는 없다고 봐도 됩니다.”

에이이지 라이브는 2010년 SM타운의 첫 미국 콘서트를 진행한 이후 케이팝 공연들을 매년 해왔다. 로전블루스 부사장은 “마니아인 친구 두 명의 추천으로 케이팝을 알게 돼 콘텐츠를 접한 뒤 미국 시장 진입 가능성을 봐 투자하게 됐다”고 했다. 그는 요즘 싸이의 단독 콘서트에 대한 현실적 해법을 재고 있다. “싸이의 연출력과 무대 매너는 대단하지만 ‘강남스타일’ 한 곡만 아는 이곳 사람들이 100달러 넘는 입장료를 지불하길 기대하는 건 무리예요. 일단 한인이 많은 로스앤젤레스에서 치르되 티켓 파워를 지닌 게스트를 세우고, 공연 장면을 소셜네트워크로 공유하면 승산이 있습니다.”

뉴욕·로스앤젤레스=임희윤 기자 imi@donga.com
#케이팝#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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