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에서 만난 ‘케이팝 메이커’들은 콘텐츠의 질적 경쟁력을 높이 사면서도 ‘냉철한 현실 감각’과 ‘차별화된 스토리텔링’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케이팝 콘서트 주관사로 활약 중인 파워하우스 엔터테인먼트의 하천식 공동대표는 “한국 거대 엔터테인먼트 회사로서의 과도한 자신감과 ‘허풍’이 현지에서는 먹히지 않는다. 공연장 규모와 예산 면에서 현실적으로 제안하고 겸허히 수용하는 자세가 케이팝 발전의 기초”라고 조언했다.
한국계 미국 힙합그룹 파 이스트 무브먼트를 발탁해 2011년 빌보드 정상에 올려놓은 테드 청 스탬피드 매니지먼트 대표는 스토리텔링이 케이팝의 현지화를 이끌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몇 년 전 라틴 음악 붐이 일었듯 미국은 지금 제3국에서 불어올 신선한 팝 물결을 기다리고 있다”면서도 “한국과 아시아에 훌륭한 가수는 많지만 미국 청취자와 ‘연결’될 수 있는 노래는 아직 단 한 곡도 안 나왔다”고 단언했다.
미국의 인기 래퍼 스눕 독이 속한 도기스타일 레코드의 대표이기도 한 청은 힙합 문화와 스눕 독의 예를 들며 스토리텔링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한국 아이돌은 어려서부터 기획사에서 만들어져 그들만의 스토리가 없습니다. 최근 스눕 라이언으로 이름을 바꾸고 레게 뮤지션으로 거듭난 스눕 독도 자메이카에 가서 자신만의 스토리를 만들어 왔죠. 힙합은 ‘부자가 되거나 죽을 때까지 애쓰라(Get Rich or Die Tryin')’는 ‘아메리칸 드림’으로 공감을 얻죠. 아이돌에 맞는 기막힌 스토리텔링 묘안이 제게 있습니다. 거기 맞는 팀을 찾기 위해 한국, 태국, 중국 기획사와 지금 긴밀히 접촉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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