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日 역사인식 문제 우호적 방법으로 해결을”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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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의 고노담화 수정 검토에 우려 표명

일본 자민당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이 일본군 위안부 강제 연행을 인정한 고노(河野) 담화의 수정을 검토할 것으로 알려지자 미국 정부가 공개적으로 우려를 표명했다.

빅토리아 뉼런드 미 국무부 대변인은 7일(현지 시간) 정례 브리핑에서 “미국은 역사인식 문제를 우호적 방법으로 대화를 통해 해결할 것을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일본만큼 미국에 가까운 동맹국은 없다”면서도 “(일본과 한국을 포함해) 동아시아의 모든 나라가 역사인식과 영토문제를 대화를 통해 해결하는지 주시하겠다”고 말했다.

일본과 아시아 주변 국가들의 역사문제에 대해 공식적 언급을 자제해왔던 미국 정부가 완곡하게나마 ‘우호적인 방법’과 ‘대화’를 촉구한 것에 대해 일본 측은 민감하게 반응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8일자 석간에서 “미국 정부는 역사인식을 둘러싸고 한일 양국 관계가 악화되는 것은 버락 오바마 정권의 아시아태평양 전략에 큰 타격을 줄 수 있어 양국에 자제를 촉구해왔다”고 전했다.

실제 일본 우경화에 대한 미국의 경고성 메시지는 부쩍 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3일 아베 총리의 과거사 부정 움직임은 ‘수치스러운 충동’이며 ‘중대한 실수’가 될 것이라며 위안부 문제를 혹독하게 비판했다. 뉴욕 주도 최근 위안부 규탄 결의안을 채택하려는 움직임을 본격화하고 있다. 아베 총리의 미국 방문이 연기된 것도 일정 부분 미국의 경고성 메시지일 수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워싱턴 고위 외교 소식통은 “NYT의 경고 등은 실제 워싱턴 정가의 분위기를 반영한 것”이라며 “아베 정권이 정말 고노 담화에 손을 대면 미국도 가만히 있지 않을 분위기”라고 전했다.

미국 지도층 인사들은 위안부 등 과거사 문제에 관한 한 한국과 주변국들의 주장에 공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소식통은 “특히 지난해 뉴저지 주 위안부 기림비 설치 때 일본 정부와 민간이 이를 저지하려 한 것을 대단히 혐오스럽게(disgusting) 생각하는 미국 지도층 인사가 많다”고 전했다.

워싱턴·도쿄=신석호·배극인 특파원 kyle@donga.com
#아베#고노담화#위안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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