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21일 열리는 취임식에서 흑인 인권 운동가 마틴 루서 킹 목사의 성경도 함께 선서용으로 사용한다.
오바마 대통령은 2기 취임식에서 에이브러햄 링컨 전 대통령의 성경 외에 킹 목사의 성경도 함께 사용한다고 AP통신 등이 10일 보도했다. 킹 목사의 성경이 선서용으로 쓰이는 것은 처음이다. 특히 킹 목사는 1963년 8월 28일 워싱턴 링컨기념관에서 ‘나에게는 꿈이 있습니다’라는 제목의 유명한 설교를 한 바 있어 오바마의 결정은 더 뜻깊을 것으로 보인다.
오바마는 2009년 취임식 때에는 1861년 16대 링컨 대통령이 취임식 당시 사용했던 1280쪽짜리 옥스퍼드대 출판사에서 출간(1853년)한 성경을 사용했다. 가로 10cm, 세로 15cm, 두께 4.5cm인 이 성경은 당시 연방 대법원 직원인 윌리엄 토머스 캐럴이 구입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 상원 대통령 취임식 홈페이지 자료에 따르면 역대 미 대통령들은 조지 워싱턴 초대 대통령이 1789년 취임식 당시 사용했던 성경을 자신의 취임식 때 가장 많이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전 대통령은 자신의 모교인 웨스트포인트 사관학교에서 받은 성경과 조지 워싱턴의 성경을 같이 사용했으며 워런 하딩, 지미 카터, 조지 H W 부시 전 대통령도 모두 워싱턴 대통령의 성경을 사용했다.
또 가족들이 준 소중한 성경도 취임식 때 자주 사용됐다.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은 자신의 두 번의 취임식 때 모두 어머니가 준 성경을, 그로버 클리블랜드 전 대통령도 열다섯 살 때 어머니에게 받아 평생을 함께한 성경을 취임식 때 썼다.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은 할머니가 준 킹 제임스판 성경을 두 번의 취임식에서 모두 사용했다.
취임식 때는 성경을 펴 놓거나 덮어 놓는다. 특히 펴져 있을 때는 성경의 어느 구절이 펴져 있느냐가 관심거리다. 그 구절이 대통령의 의지를 보여주는 함의를 갖기 때문이다.
역대 56회 취임식 가운데 가장 많이 펼쳐진 것은 시편(9번)이고, 다음이 잠언(5번)이다. 특히 시편 33장 12절인 ‘여호와를 자기 하나님으로 삼은 나라 곧 하나님의 기업으로 선택된 백성은 복이 있도다’라는 구절은 시편 중에서도 가장 많이 펼쳐진 구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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