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병참지원-美 정찰기 제공, 阿서 이슬람-서방 본격 충돌
니제르 세네갈 등 주변국도 유엔 승인아래 3300명 파병
프랑스가 과거 식민지였던 서아프리카의 말리 내전에 직접 개입해 이슬람 반군에 빼앗겼던 전략 요충지를 탈환했다. 니제르 세네갈 아프리카 주변국도 유엔의 승인에 따라 13일부터 다국적군을 보내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아프리카 북서부에 뿌리를 내린 급진 이슬람 테러 조직들과 서방이 주도하는 군사 대결이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말리는 최근 내전이 격화되면서 ‘아프리카의 아프가니스탄’이 될 것으로 우려되는 지역이다.
르피가로 등에 따르면 9일 수도 바마코로 향하는 중부 지역의 길목 도시 코나를 빼앗긴 말리 정부는 프랑스에 긴급 군사지원을 요청했다. 영토의 절반인 북부 지역을 장악한 ‘투아레그족 반군(MNLA)’과 알카에다에 연계된 이슬람무장단체 ‘안사르딘’에 주요 정부군 기지가 있는 코나 남쪽의 몹티까지 넘어갈 경우 수도가 위험할 만큼 상황이 급박했다.
프랑스군은 11∼13일 차드에 있던 미라주 전투기와 헬리콥터, 병력 수백 명을 급히 투입해 말리 정부군과 함께 코나의 반군 사령부 등을 파괴했다. 작전명은 ‘세르발’. 아프리카 사막에 사는 고양잇과 동물에서 따온 이름이다. 이 작전으로 핵심 지도자인 압델 크림 등 최소 150명의 반군이 사망했고 반군은 수십 km 후방으로 후퇴했다. 프랑스 특수전 헬리콥터 조종사 1명이 숨졌고 정부군 11명도 사망했다. 어린이 3명 등 민간인 11명도 숨졌다.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은 “작전은 말리의 프랑스인 6000명을 보호하고 테러와 싸우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장이브 르 드리앙 국방장관은 “말리 상황이 너무 심각해 늦기 전에 개입해야 했다. 공습은 14일에도 있다”고 밝혔다. 그는 북부 반군 본거지 통북투까지 진격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프랑스는 수개월 내 아프리카 연합군과 함께 이슬람 테러조직의 온상이 된 북부지역을 점령한다는 계획이다.
말리 정부는 11일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했다. 바마코의 프랑스인 거주 지역에는 프랑스 군인 수백 명이 배치됐다. 부르키나파소 니제르 세네갈 등은 유엔 승인으로 말리에 파병될 3300명의 아프리카 다국적군에 500명씩, 나이지리아는 600명을 보내겠다고 발표했다. 다국적군 선발대는 13일 말리에 도착했다. 아프리카경제공동체(ECOWAS)는 16일 말리 사태에 대한 긴급 정상회의를 연다. 영국은 수송기 2대 등 병참 지원을 약속했고 미국은 무인정찰기와 공중급유기 제공을 검토 중이다.
분리 독립을 요구하며 정부에 반기를 들어온 유목민 투아레그족 반군은 지난해 3월 군부 쿠데타가 발생하자 혼란을 틈타 주로 사막인 북부지역을 장악했다. 여기에 알카에다 마그레브 지부(AQMI) 세력과 안사르딘까지 세력을 확장해 말리 북부는 이슬람 테러세력들의 본거지가 됐다.
한편 프랑스는 12일 소말리아에서 2009년 7월 이슬람 테러단체 알샤바브에 납치된 대외안보국(DGSE) 비밀요원 드니 알렉스를 구출하기 위해 헬기 5대와 병력 50여 명을 동원한 작전을 벌여 반군 17명을 사살했지만 구출에 실패했다. 반군이 알렉스를 죽였으며 특수부대원 1명이 사망하고 또 1명은 실종됐다고 국방부는 밝혔다. 그러나 알샤바브는 “알렉스는 살아 있고 이틀 내에 운명이 결정될 것”이라며 “프랑스는 혹독한 결과를 맞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프랑스 정부는 이날 말리와 소말리아 작전과 관련해 테러 위협 경계 조치를 강화했다. 2005년 런던 지하철 폭탄 테러 이후 두 번째로 높은 적색 단계로 유지해 온 경계경보시스템인 ‘비지피라트’를 이날부터 반(半)등급 더 높여 ‘적색강화단계’로 바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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