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서 정상회담뒤 ‘아세안 외교 5원칙’ 천명… 中에 “책임있는 행동” 촉구
中과 대결 수위 낮추는 대신 亞경협 강화해 中견제 포석
알제리 사태로 서둘러 귀국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베트남 태국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 3개국 순방 마지막 날인 18일 대(對)중국 포위망을 구체화한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외교 5원칙(아베 독트린)’을 발표했다.
아베 총리는 이날 수실로 밤방 유도요노 인도네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연 뒤 가진 공동기자회견에서 “대두하는 중국은 경제면에서 일본에 분명히 플러스가 된다. 동시에 중국이 국제사회에서 책임 있는 행동을 하는 것도 중요하다”라며 날을 세웠다.
이날 발표한 일본의 아세안 외교 5원칙의 주요 내용은 △아세안 국가들과 자유, 민주주의, 기본적 인권 등 보편적 가치의 정착과 확대를 위해 노력하고 △힘이 아니라 법이 지배하는, 자유롭게 열린 해양은 공공재이므로 아세안 국가들과 이를 전력을 다해 지켜내며 미국의 아시아 중시를 환영한다는 것이다. 이른바 ‘가치관 외교’를 통한 중국 압박 구상을 분명히 한 셈이다.
5원칙은 또 △여러 경제협력 네트워크를 통해 무역과 투자의 흐름을 한층 발전시켜 일본경제를 회생시키고 아세안 각국과 공동 번영하며 △아시아의 다양한 문화와 전통을 함께 지키고 육성하고 △미래를 짊어질 젊은 세대의 교류를 보다 활발하게 진행해 상호이해를 촉진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이는 중국과의 갈등으로 일본의 대중국 수출 및 투자 전략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는 가운데 장기전에 대비하겠다는 의사를 나타낸 것으로 보인다. 중국과의 대결 수위를 낮추고 대신 아세안과의 경제협력 강화로 간접적인 중국 견제를 하겠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아베 총리는 “인도네시아를 포함해 아세안 국가들이 이 원칙에 공감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일본은 아세안을 비롯한 근린 제국(諸國)과의 관계를 보다 강화해야 한다. 그것이 일본의 국익이며 지역 안정과 발전으로 연결된다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유도요노 대통령과 양국 간 정치·안전보장 분야의 연대를 강화하는 데 의견이 일치했고 남중국해 문제 및 북한 정세에 대해서도 의미 있는 의견을 교환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아베 총리는 알제리 인질 사태를 수습하기 위해 이날 남은 일정을 취소하고 귀국길에 올랐다. 아베 총리의 일본 도착 일정은 당초 19일 오후였으나 19일 새벽으로 당겨졌다. 그는 현지에서 일본 기자들과 만나 “(인질로 잡힌 일본인의) 무사 구출을 위해 전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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