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2012년 무역 적자 사상최대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월 25일 03시 00분


6조9273억 엔 마이너스, 2년 연속적자… 만성화 우려

일본의 지난해 무역수지 적자가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경제 전문가들은 만성적인 적자에 빠질 수도 있다고 우려한다.

재무성이 24일 발표한 지난해 무역통계에 따르면 수출에서 수입을 뺀 무역수지가 6조9273억 엔(약 83조8203억 원) 적자였다. 수출은 63조7446억 엔으로 전년 대비 2.7% 줄어든 반면에 수입은 70조6720억 엔으로 3.8% 늘었다. 적자 규모는 제2차 석유 위기로 원유 수입 가격이 폭등했던 1980년(2조6129억 엔)보다 많은 사상 최대다. 1980년 이후 2011년 31년 만에 처음으로 적자를 본 후 2년 연속 적자다.

수출은 중국의 경기 침체로 인한 타격이 커 대중국 수출이 전년보다 10.8% 감소한 11조5114억 엔으로 2년 연속 줄었다. 원동기와 철강 수출이 줄었고 센카쿠(尖閣)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釣魚島) 갈등으로 인한 일본 제품 불매운동 여파로 자동차 수출도 14% 줄었다. 반면 중국에서의 수입은 휴대전화를 중심으로 2.7% 늘어난 15조327억 엔이었다. 이로 인해 대중 무역적자는 3조5212억 엔으로 11년 만에 가장 많았다. 유럽 재정위기로 인한 세계경제 침체로 나머지 지역으로의 수출도 감소했다.

수입은 2011년 동일본 대지진 이후 원전 가동이 중단되면서 화력발전 연료인 액화천연가스(LNG)와 원유 수입이 급증했다. 지난해 LNG 수입은 6조 엔으로 전년보다 25.4% 늘며 2년 연속 역대 최고액을 경신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24일 일본의 무역적자가 만성화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기업들의 해외 이전으로 산업이 공동화하면서 수출할 제품이 줄어드는 반면에 원전 가동 중단으로 에너지 수입액이 계속 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엔화가치를 떨어뜨리는 ‘아베노믹스’가 수출에 큰 도움이 안 되고 원유 수입가격만 올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일본은 무역수지 적자에도 불구하고 해외 배당금이나 이자 수익 등 자본수지가 해마다 10조 엔 이상 흑자여서 경상수지는 흑자를 유지해왔다. 하지만 지난해 무역수지 적자폭이 전년보다 2.7배로 커져 경상수지 흑자 폭도 크게 줄어들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일본 내에 자금이 부족해지면 일본 정부는 앞으로 발행하는 국채를 해외시장에 내다팔 수밖에 없다. 이럴 경우 국가신용등급 폭락 등 예상치 못한 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 그동안 일본은 국가부채가 국내총생산(GDP)의 2배를 넘어도 대부분의 국채를 국민이 사들여 큰 영향을 받지 않았다.

도쿄=배극인·박형준 특파원 bae215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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