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핵잠함 19년만에 입항… 언론에 내부 이례적 공개… 내주초 동해서 연합훈련
“北 3, 4일내 핵실험 가능” 韓美 정보당국 긴밀 주시
위용 드러낸 美 핵잠함 다음 주 초 동해상에서 벌어지는 한미 연합 대잠훈련 등에 참가하기 위해 한국에 온 미 해군 로스앤젤레스급 핵잠수함 샌프란시스코(6900t)가 지난달 31일 진해기지에 정박해 있다. 샌프란시스코가 한국에 온 것은 북한 핵 위기가 한반도에 처음 닥친 1994년 이후 19년 만이다. 사진공동취재단
북한의 3차 핵실험 강행 가능성이 높아지는 가운데 미국의 핵추진 공격잠수함과 이지스 순양함이 한국에 전진 배치됐다. 이들 전력은 다음 주 초 동해상에서 한미 연합대잠(對潛)훈련에 참가하는 등 대북 무력시위에 나설 계획이다.
군 당국은 1일 미국 해군의 로스앤젤레스(LA)급 핵잠(核潛)인 ‘샌프란시스코’(6900t)와 이지스 순양함인 ‘샤일로’(9800t)가 각각 해군 진해기지와 부산기지로 입항했다고 밝혔다. 샌프란시스코의 방한은 1차 핵 위기가 최고조에 달했던 1994년 이후 19년 만이다.
이번 미 해군 전력의 방한은 예고되지 않은 채 진행됐다. 특히 군 당국은 외부에 노출을 극도로 꺼려 온 핵추진 잠수함의 내부를 언론에 이례적으로 공개했다. 핵실험을 준비 중인 북한에 대한 강력한 경고 메시지로 풀이된다. 이런 경고에도 불구하고 북한은 핵 도발 준비를 멈추지 않을 태세다. 북한이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의 한 지하갱도 입구에 지붕 형태의 가림막을 설치한 것이 이날 확인됐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청년들에게 군 입대를 종용하는 기사를 실어 결전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한국과 미국 정보당국은 북한이 마음만 먹으면 3, 4일 안에도 핵실험을 강행할 수 있는 상태로 보고 있다. 일각에선 북한이 미국 프로 스포츠계의 최고 행사인 ‘슈퍼볼’이 열리는 4일을 노릴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정부 소식통은 1일 “북한이 갱도 입구에 가림막을 설치한 것은 정찰위성 등 한미 정보당국의 눈을 피하고, 지난해 장거리 로켓(은하3호) 발사 때처럼 대북 감시망에 혼선을 주려는 기만전술로 보인다”고 말했다.
북한은 지난해 12월에도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미사일 기지의 발사대에 대형 가림막을 설치한 뒤 장거리로켓의 1∼3단 추진체를 조립했다. 이 때문에 한미 정보당국이 구체적인 로켓 발사 준비 상황을 파악하기 힘들었다. 특히 북한은 로켓 발사 전날 로켓 추진체를 해체 수리하는 정황을 흘려 한미 당국이 긴장을 늦추자 다음 날 기습적으로 로켓을 쏴 올렸다.
정승조 합참의장(육군 대장)은 이날 해군 진해기지에 입항한 미 해군의 샌프란시스코를 방문한 자리에서 “(가림막을 설치하는) 그런 행동이 기만전술인지, 실제 핵실험을 위한 것인지 유심히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정 의장은 “군은 (북한에서) 언제라도 핵실험이 진행될 수 있다고 보고 철저히 대비 중”이라고 강조했다.
류우익 통일부 장관도 이날 월례조회에서 “현 상황은 과거 1, 2차 핵실험과는 다른 엄중한 상황”이라며 “정부는 모든 상황에 면밀히 대비하면서 북한이 추가 핵실험을 하지 않고 포기하도록 마지막 순간까지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중국은 북한계 은행의 베이징 지점 자산을 동결할 가능성이 있다고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이 1일 보도했다. 이는 ‘자국 영토 내 북한 금융기관의 활동을 감시하고 주의를 강화하라’는 내용이 포함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제재 결의에 따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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