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전문가들은 ‘아베노믹스’가 단기적으로 일본의 경제성장률을 높일 수 있지만 장기적인 경기 부양 효과는 적을 것으로 예상했다.
전문가들은 동아일보가 실시한 설문 조사에서 ‘아베노믹스가 일본의 실질 성장률을 높일 수 있겠느냐’는 질문에 20명 중 13명(65%)이 ‘그렇다’고 답변했다. 다만 수출 가격경쟁력을 높여 단기적 경기 부양 효과를 거둘 수 있지만 장기 부양 효과는 미미할 것이라는 의견이 많았다.
권순우 삼성경제연구소 거시경제실장은 “단기간 경기부양으로 성장률을 높일 수 있겠지만 효과의 지속성은 한계가 있다”며 “과거에도 이런 정책은 잠재성장률을 높이지 못하고 정부 부채만 늘리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아베노믹스로 일본 경제에 거품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서는 6명(30%)만이 동의했고 14명(70%)은 거품이 생기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이한규 한국개발연구원(KDI) 부연구위원은 “경기가 정상적인 상황에서 완화적 통화정책 기조가 장기화되면 거품 형성이 유발될 수 있지만 현재의 경기 여건상 양적완화 기조 지속에 따른 거품 형성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반면 안순권 한국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일본 경제의 부진은 고령화, 산업경쟁력 약화, 재정건전성 악화 등 구조적인 요인 탓”이라며 “유동성을 과도하게 풀어 해결하려 하면 거품이 낄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금융위기 이전 활발했던 ‘엔 캐리 트레이드’ 자금이 올해 한국 금융시장으로 유입될 것이라는 의견(80%)이 많았다. 이는 엔화를 빌려 다른 나라 통화나 자산에 투자하는 방식이다.
김홍달 우리금융경영연구소장은 “한국과 일본의 금리 차를 고려할 때 엔 캐리 트레이드가 이뤄질 것”이라며 “환율 변동성이 커질 수 있고 과거에 비해 일본과의 금리 차이가 줄었기 때문에 유입 규모는 다소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이부형 현대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저금리, 엔저 등으로 엔 캐리 트레이드가 늘어날 가능성은 있지만 세계 경제 여건상 제한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예전과 달리 세계 경기가 둔화되고 저금리가 지속되고 있어서 엔화를 빌려 다른 나라에 투자할 유인이 적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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