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레넌 신임 CIA국장 지명자… “드론은 美안보 위한 최후수단”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2월 9일 03시 00분


인준청문회서 필요성 옹호… 반전단체 기습시위로 휴회

존 브레넌 미국 중앙정보국(CIA) 신임 국장 지명자는 드론(무인항공기) 공격이 ‘미국 안보를 수호하기 위한 최후의 수단’이라며 옹호했다. 그는 버락 오바마 1기 행정부에서 백악관 대테러·국토안보보좌관으로 일하며 ‘드론 전략’을 주도해 CIA 국장 지명 이후 드론 공격에 따른 민간인 피해 등에 대해 책임 논란이 일고 있다.

브레넌 지명자는 7일 상원 정보위원회 인준청문회에서 “미국은 드론을 사전공격용으로 쓰는 것이 아니라 오직 테러 위협이 임박했을 때에만 이를 제지하려고 사용한다”고 말했다. 무차별적인 드론 공격으로 민간인 피해가 생긴다는 비난에 대해서는 “드론 공격으로 인한 민간인 희생자는 전쟁 희생자보다 훨씬 적다”고 주장했다.

그는 한발 더 나아가 “테러용의자를 드론으로 사살하는 것이 잡아들여 심문하는 것보다 낫다고 생각한다”고도 말했다. 하지만 “드론에 대한 갖가지 부정확한 추측을 없애려면 정부가 ‘표적 살해’ 같은 비밀 공습에 대해 공개적으로 설명할 필요가 있다”고 인정했다.

이날 청문회는 방청객의 잇단 항의 시위로 회의가 초반에 몇 차례 중단되는 소동이 일어났다. 청문회가 시작되자마자 한 시위자가 일어서서 ‘드론에 항의한다’는 구호를 외쳤고 다이앤 파인스타인 위원장(민주·캘리포니아)은 의회 경찰에게 그를 끌어내도록 지시했다. 파인스타인 위원장은 “청문회 절차는 존중돼야 한다. 소리치거나 야유하지 않고 들어야 하는 자리”라면서 “절차에 이의가 있는 사람은 지금 당장 나가달라”고 당부했다.

이후 브레넌 지명자가 모두발언을 시작하려 하자 또 다른 시위자들이 잇따라 구호를 외치며 청문회 진행을 수차례 방해했고 파인스타인 위원장은 결국 휴회를 선언했다. 한 시위자는 ‘브레넌=무인기 살인’이라는 피켓을 들고 미 정부의 무인기 폭격에 항의했다. 다른 시위자는 파인스타인 위원장에게 “당신의 자녀가 파키스탄의 아이들보다 더 중요하냐”면서 파키스탄에 대한 무인기 공격을 비난했다.

이날 시위를 벌인 단체는 ‘코드 핑크(Code Pink)’라는 반전단체로 알려졌다고 미 언론은 전했다. 브레넌 지명자는 “대테러 정책을 둘러싼 논쟁과 의견 불일치로 인해 국가안보와 정보 업무가 방해받아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워싱턴=신석호 특파원 ky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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