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한 전직 경찰관이 40여 명의 경찰관을 ‘보복 살해’하겠다고 공언하며 총기를 난사하다 경찰과 총격전을 벌이고 있어 미국 로스앤젤레스(LA) 일대에 초비상이 걸렸다.
LA 경찰 출신인 크리스토퍼 조던 도너(33·사진)는 7일 오전 1시 반경 LA 동쪽 리버사이드에서 경계근무 중이던 경찰관 2명에게 발포해 1명이 숨졌다. 이에 앞서 도너는 20분 전 코로나에서 경찰관 2명과 총격전을 벌였지만 사망자는 없었다.
이날 낮 12시경 LA 동쪽 약 80km의 베어마운틴에서는 도너가 사용했던 트럭이 불에 탄 채 발견됐다. 경찰은 이 일대를 샅샅이 수색했지만 도너를 발견하지 못했다.
그는 3일 캘리포니아 주 어바인의 아파트 주차장에서 총에 맞아 숨진 채 발견된 모니카 콴(28)과 콴의 약혼자를 살해한 유력한 용의자로 경찰의 추적을 받아왔다. 콴의 아버지 랜덜 콴은 경찰관 출신의 변호사로 2008년 도너가 상사와의 불화로 징계위원회에 회부됐을 때 도너의 변호를 맡았다. 도너는 결국 해고됐다. 도너는 최근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올린 성명에서 보복 대상자 40여 명의 실명을 공개했는데 랜덜 콴도 여기에 포함돼 있다고 LA 타임스가 보도했다. 도너는 해고 및 인종차별 등에 대한 불만을 토로하며 “LA 경찰을 상대로 전쟁을 벌일 것”이라고 선언했다고 언론이 전했다.
도너는 해군에서 복무하다 LA 지역 경찰관이 돼 2005∼2008년 근무했다. 그는 군 복무 기간 사격 실력이 뛰어나 각종 상을 받았고, 잠수부대에 배치된 적이 있으며 다양한 항공기술을 배웠다. 2006∼2007년에는 바레인에 파견됐고, 2003년 시작된 이라크전쟁에도 참전한 기록이 있다.
도너가 아직 검거되지 않고 있는 데다 이처럼 화려한 경력을 갖고 있어 미국 사회는 극도로 긴장하고 있다. 트위터에 글을 올린 한 누리꾼은 “‘진짜 람보’ 이야기가 LA에서 펼쳐지고 있다”고 전했다. 찰리 벡 LA 경찰청장은 “그를 훈련시킨 게 바로 우리다. 매우 걱정스러운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LA 경찰은 보복 대상자로 지목된 사람들의 집에 무장병력을 파견했고, 캘리포니아 네바다 애리조나 주와 멕시코에서 도너의 행방을 찾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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