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몸 질주 '스트리킹'(streaking)의 신화 마크 로버츠(Mark Roberts·48)가 은퇴를 선언했다.
스포츠 빅 매치가 있을 때면 어김없이 나타나 벌거벗은 채로 경기장을 질주하는 행위를 스트리킹이라고 한다.
1993년 홍콩에서 열린 럭비 대회 경기장에 처음으로 나체로 난입했던 로버츠는 세계 최다 스트리커(Streaker·스트리킹을 하는 사람)로 기네스북에 올라가 있다. 공식 스트리킹 기록만 해도 518회에 이른다.
'신사의 나라' 영국 출신인 로버츠는 2004년 미국 슈퍼볼 하프타임 쇼 도중에 스트리킹을 감행하기도 했다. 세계 87개국 1억 3000만 명의 시청자가 그의 알몸을 지켜봤다. 2003년 프랑스 오픈 테니스 남자 단식 결승에서 테니스공 3개로 주요 부위를 가린 채 아슬아슬하게 네트를 뛰어 넘기도 했고, 1995년 브리티시오픈 골프 코스에도 뛰어들었다.
'프로'라는 찬사를 받기도 했지만, 스트리킹을 하면서 투옥된 적도 30번이나 된다. 지금까지 총 4000파운드(한화로 약 680만원) 가량의 벌금을 물었고, 경기장 경비원에게 붙들려 끌려나오다가 손가락, 발가락이 부러진 적도 부지기수다.
갖은 고초에도 '질주 본능'을 멈출 수 없던 그가 갑자기 은퇴를 선언한 것은 아이들의 간청 때문이라고 한다.
레베카(24), 마크(19), 조지아(15) 등 3남매의 아버지인 그는 최근 둘째 아들 마크가 창피하다고 한 말 때문에 스트리킹을 그만 둘 수밖에 없었다고 11일 데일리메일에 전했다. 아들은 "아빠 그거 그만 두면 안돼? 반 친구들이 머리를 흔들어대면서 막 웃어"라고 말했다.
그의 519번째 마지막 스트리킹은 지난주 영국의 버킹엄셔 공원에서 친구들을 초청한 가운데 조촐하게 열렸다. 추위 속에서도 그는 A4용지 한 장으로 중요 부위만을 가린 채 공원을 몇 바퀴 돌았다.
로버츠는 "나는 원래 부끄러움을 많이 타는 사람이고 포르노 스타가 아니다"라며 "단지 사람들을 즐겁게 웃기려고 옷을 벗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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