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교황 베네딕토 16세의 자진 사임 발표 뒤 세계의 이목이 바티칸으로 향하고 있다. 12억 명의 가톨릭신자를 이끄는 교황의 향후 선출 과정과 권한, 상징 등에 관한 궁금증을 문답으로 풀어본다.
Q. 베네딕토 16세의 사임 뒤 거취는….
베네딕토 16세는 598년 만에 처음으로 선종(善終) 이전에 사임한 교황이다. 바티칸에서는 전례가 없어 예우에 고심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천주교주교회의에 따르면 사임할 경우 교황 신분은 유지되지만 그 권한과 책임은 사라진다. 교황은 새 교황이 선출될 때까지 여름 휴양지인 이탈리아 라치오 주 카스텔 간돌포에서 휴식한 뒤 한 수도원에서 여생을 보낼 것으로 보인다.
Q. 콘클라베는 어떻게 진행되나.
콘클라베는 라틴어로 ‘열쇠로 잠근다’는 의미이며 교황 선출을 위한 추기경 회의를 가리킨다. 교회법에는 교황 궐위 후 15∼20일 사이에 콘클라베를 개최하도록 돼 있다. 만 80세 미만의 추기경들은 3분의 2 이상의 득표자가 나올 때까지 무기명으로 계속 투표하게 된다. 과거 내부 분열로 교황 선출이 어려워지자 추기경들을 감금해 빵과 물만 넣어주고 투표하게 했다는 기록도 있다. 나흘 이상 지속된 콘클라베는 1851년(54일간)이 마지막이다.
Q. 콘클라베 중 모든 추기경이 외부와 접촉할 수 없나.
추기경들은 비밀 엄수를 명하는 ‘주님의 양떼’ 규정을 지켜야 한다. 전통적으로 회의 장소인 시스티나 성당의 창문을 봉하고 커튼도 내린다. 신문과 TV, 카메라도 허용되지 않고 관방처장 추기경의 사무실에 있는 비상용 전화만 외부와 연결된다. 단, 교황청 내사원장, 로마 교구의 총대리, 성 베드로 대성당의 주임 사제인 바티칸시국 총대리 등 추기경 3명은 예외로 자신의 사무실과 긴급 의사소통이 가능하다.
Q. 교황은 어떤 권한을 갖나.
교황은 사도 베드로의 후계자로 그 권위와 책임을 계승한다. 로마 교구의 교구장이다. 주교성당은 바티칸이 아니라 라테라노 대성당이다. 로마 관구를 책임지며 이탈리아의 수좌 대주교가 된다. 또 교황은 서방교회의 총주교이자 바티칸시국의 원수가 된다.
Q. 최장 기간 재임한 교황과 최단 기간 재임한 교황은….
최장수 교황은 베드로로 재임 기간은 34년이었다. 반면 우르바누스 7세는 말라리아에 걸려 선출 뒤 즉위식도 갖지 못했다. 레오 8세는 역사상 첫 평신도 출신 교황으로 먼저 주교로 서임된 뒤 즉위했다. 최고 존칭인 대교황은 성 레오 1세와 그레고리오 1세 두 명이다.
Q. 교황의 국가별 분포는….
역대 교황 중 이탈리아 출신이 210명, 프랑스 16명, 독일 6명이다. 교황 명칭 중 요한이 23명으로 가장 많았으며 그레고리오, 베네딕토, 클레멘스, 레오 순이었다.
Q. 교황의 상징과 표지에는 어떤 것들이 있나.
잘 알려진 것이 베드로의 반지다. 베드로가 그물을 던지는 그림이 새겨진 이 금반지는 교황의 권위를 상징하며 베드로의 후계자라는 점에서 ‘어부의 반지’로 불린다. 전임 교황의 반지는 콘클라베 개시일을 앞두고 은망치로 부순다. 이는 세계 가톨릭에 대한 그의 권위가 끝났음을 상징한다. 선종한 교황의 경우 부서진 반지를 관 속에 넣는다.
Q. 교황과 추기경의 상징은 다른가.
목장(牧杖)은 목자가 양을 칠 때 사용하던 지팡이에서 유래하며 목자의 직무와 권위를 상징한다. 주교나 대주교는 윗부분이 원형으로 구부러진 목장을 사용하며 교황은 십자가 모양의 지팡이를 쓴다. 교황관은 통치·신품·교도권을 상징한다. 교황관은 바오로 6세 때까지 사용하다 요한 바오로 1세 때부터 모습을 감췄다. 세속적 권력의 상징을 담고 있어 교황 이미지와는 맞지 않는다는 이유에서였다.
Q. 교황만의 특별한 색이 있나.
흰색이다. 이는 고대로부터 신을 상징하는 고귀한 색이고 대제사장만 입을 수 있었던 특성에서 연유한다. 주교는 자주색, 추기경은 빨간색(진홍색)을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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